천창수 칼럼위원

▲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독일의 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임금이 신하 두 사람을 불러 한 사람에게는 나라의 전역을 다니면서 잡초가 얼마나 있는지 조사하라고 했고, 다른 사람에게는 꽃의 종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1년이 지난 후 잡초의 종류를 연구했던 신하는 "우리나라는 온통 잡초나라입니다. 온 나라가 잡초로 뒤덮여 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반면에 꽃을 찾아 나섰던 신하는 "우리나라는 온 국토가 수많은 꽃으로 뒤덮여 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어떤 마음과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똑같은 아픔과 근심 걱정을 가지고 있고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 어떤 마음으로 그 문제를 보느냐에 따라 행불행이 나눠지게 되는 것이다. 행복은 환경이나 소유의 문제가 아니다. 행복은 존재의 문제이다.

똑같은 사계절을 살지만, 어떤 사람은 봄은 꽃샘바람 때문에 싫고, 여름은 덥고 땀나서 싫고, 가을은 처량하고 허무해서 싫고, 겨울은 추워서 싫다고 한다. 그런데 또 다른 사람은 봄에는 막 돋아나는 연초록 새싹들이 좋고, 여름의 울창한 숲을 보고 있으면 삶의 용기가 돋아나서 좋고, 푹푹 찌는 더위에 곡식 익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좋다고 한다. 가을에는 단풍과 쌀쌀한 날씨와 풍성한 열매가 인생의 의미와 맛을 가르쳐 주고, 겨울은 밤이 길어 공부하고 기도할 시간이 길어서 좋아한다고 말한다. 똑같은 환경이지만, 그것을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사치스러운 왕으로 알려진 루이 14세는 그가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가지고 또 가져도 만족이 없었고, 그래서 갈증을 느끼다가 심각한 질병으로 앓아눕게 됐다. 용하다는 의사를 다 불러보았지만 아무도 진단을 내리는 사람도 처방을 내리는 사람도 없었다. 백약이 무효이다. 그런데 한 의사가 오더니 이 세상에서 참으로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빌려서 입어보면 이 병은 나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부하들과 함께 온 나라 안을 뒤지는데 행복한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한 목동이 양을 몰고 지나가는데 마냥 즐거워만 보였다. "너는 걱정도 근심도 없느냐?" "이 세상 살아가는데 무슨 걱정 근심이 있겠습니까?" "그래? 너는 참으로 행복하냐?" "예, 저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속옷을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폐하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드릴 용의는 있습니다." 그러고는 겉옷을 벗는데 속옷이 없었다. 그때 루이 14세가 깨닫는 바가 한 가지 있었다. '아, 행복이라는 것은 환경이나 여건에 있는 것이 아니구나. 그리고 행복의 옷은 남의 것을 빌릴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남의 것 빌려 입는 것이 행복이 아니다. 행복은 내 것 만들어 입는 것이 행복이다.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다.

재물을 따라만 다니는 사람이 있고 재물이 따라 오는 사람이 있다. 마찬가지로 행복을 따라만 다니는 사람이 있고, 행복이 따라 오는 사람이 있다.

성경은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시73:28)고 말씀한다. 내 생각 내 마음 내 삶이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만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가지고 싶은 것 가져보고 남들보다 더 가져보면 행복이라고 생각하지만,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내 안에 있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감사하며 살 때 우리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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