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칼럼위원

▲ 이상복 옥포 자향한의원장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일찍 찾아와서 5월부터 기록적인 폭염이 시작됐습니다. 막 7월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여름철이 됐는데 이제부터는 얼마나 더울지 걱정이네요. 기상 전문가들도 올해는 때 이른 불볕더위로 열사병이나 온열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더위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폭염 대처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폭염에 취약한 노인분들에게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염대응 행동요령'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우선 폭염에 일어날 수 있는 신체변화와 질병에 대해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노화가 진행되면 전신적으로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량의 수분부족으로도 신장의 기능이 저하돼 심각하게는 급성신부전이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폭염에는 당뇨·고혈압·심장병 등 순환기 계통의 지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통의 만성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더워지면 평소 잘 듣던 고혈압약도 듣지 않아서 혈압의 유지가 안될 수 있으니 혈압약을 일시적으로나마 새로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워지면 땀이 심하게 나고 호흡이 가빠져 수분이 많이 증발돼 몸이 건조해지고 열이 오르는데 이는 호흡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어 기관지질환이나 천식이 있는 경우 증상이 나빠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신체질환이 악화되면 몸도 힘들지만 감정과 마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울증이 있는 경우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열대야 등으로 수면 환경이 나빠져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해 다른 증상들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이룰 수 있으니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노인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힘든 폭염기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장시간 야외활동이나 밭일 등 작업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분보충에 신경을 써야하는데 더울 때는 꼭 목이 마르지 않지만 예방차원에서라도 수시로 물을 마셔주어야 합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쉽게 피곤해지고 무기력해지기 때문인데요, 몸에서 수분이 부족한 것을 알려주는 지표가 있는데 바로 소변입니다. 소변을 볼 때 소변의 색을 봐서 색이 짙어지면 수분이 부족한 상태이니 더욱 수분의 보충에 신경써야 합니다.

그리고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빛을 반사하는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너무 꽉 죄는 옷은 혈압을 올리거나 순환을 저해할 수 있으니 품이 넓은 느슨한 옷을 입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앓는 질환중 하나가 백내장인데 이 역시 지나친 직사광선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멋도 내고 눈도 보호겸 겸해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또 챙이 넓은 모자를 쓰면 눈도 보호하고 자외선으로부터 얼굴과 목의 피부를 보호할 수 있으니 이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여름철을 이기는 원칙으로 기운을 보(補)하고 진액(津液)을 보존하는 것을 큰 틀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여름철에는 밖은 덥지만 속이 쉽게 차가와지고 음식이 쉽게 상하거나 찬 음식이 많아 배탈이 잘 나므로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잘 진정시키는 처방으로 슬기롭게 대처했는데요, 이는 위에서 말한 현대적인 폭염 대응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황기와 인삼같이 기운을 보하는 약재들과 맥문동·오미자와 같이 진액을 보존하고 향유·백편두·육계와 같이 속을 편히 하고 데워주는 약재들로 한약을 지어 장복하든지 여러 음식과 배합해 삼계탕과 같은 대표적인 여름 보양음식을 만들어 즐기면서 폭염을 이겨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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