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채 포함 300~500억 인수대금 제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STX프랑스 인수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에 제안한 STX프랑스 지분 66.66% 인수에 대해 부채 일부까지 함께 인수하는 조건으로 300억~500억원 가량의 인수대금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STX프랑스의 모회사 STX유럽의 연결기준 부채는 1조6752억원이며, 자산은 1조1083억원 규모다. 지난해 매출 8048억원에 당기순손실 3700억원을 기록했다. STX유럽에는 6개의 자회사가 있지만 STX프랑스의 실적이 대부분이다. STX프랑스 지분 33.34%는 프랑스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당초 핀칸티에리, 프리빈베스트 등 대형 외국계 크루즈 전문업체에 STX프랑스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자 산업은행은 지난 2월 대우조선 일부 임원진을 STX프랑스 생나제르조선소로 시찰 보내며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했다.

STX프랑스 2대주주인 프랑스정부 역시 지난해 말 마무리를 목표로 했던 매각작업이 올해 5월까지 지연되자 산업은행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며 조속한 매각작업을 촉구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STX프랑스의 '중간 기착지'로 대우조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크루즈선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목적보다는 STX프랑스의 재정상황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놓고 외국 선사에 비싼 값에 되파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8년 반만의 적자를 기록하고 2분기 역시 마이너스가 예상돼 강하게 요구하기보다는 자금차입 등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말 대우조선해양의 개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STX프랑스 지분 가격을 300억원 수준까지 깎아준다고 해도 금융권 차입 등이 없이는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조합의 반대 역시 걸림돌이다. 대우조선노조는 지난달 12일 대우조선의 STX프랑스 지분인수 검토 소식이 알려진 뒤 즉각 반발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29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부실 방지와 발전을 위해 인수 방안이 전면 백지화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모두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만큼, 그 어느 쪽에도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대우조선해양이 STX프랑스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가 얼마나 날지 스스로 검토해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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