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무엇일까?' 수수께끼의 답은 '눈꺼풀'이다. 졸릴 때 천하장사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 눈꺼풀이다.

'잠아 잠아 오지마라 / 요 내 눈에 오는 잠은 / 말도 많고 흉도 많다 / 잠 오는 눈 쑥 잡아 빼어 / 탱자나무에다 걸어 놓고 / 들며 보고 날며 보니 / 탱자나무에서도 꼬박꼬박'

얼마나 잠이 쏟아졌으면 감기는 눈을 주체하지 못해 차라리 쑥 빼어 탱자나무에 걸어두면 가시가 무서워 잠이 도망갈 줄 알았는데 웬걸 탱자나무에 걸어둔 눈도 졸고 있다는 시집살이 며느리의 고충을 노래한 민요다.

요즘 고속도로에는 졸음운전을 경고하는 현수막이 많이도 붙어 있다. '졸음운전의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겨우 졸음에 목숨을 거시겠습니까?' '졸음운전, 목숨 건 도박입니다' '졸음운전 자살운전 살인운전' 등.

이 무시무시한 경고에 놀란 운전자들이 잠이 오면 무리한 운전을 하지 않고 졸음쉼터에 들어가 쉬었다 가게 된다.

지난 4월에 홍준표 경남지사가 경남도의회 본회의 도중에 꾸벅꾸벅 졸다가 카메라에 잡혀 전국적인 망신을 당했는데,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최고 존엄인 김정은이 연설하는 동안 졸았다는 이유로 평양 인근 사격장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포로 공개 처형했다니 섬뜩하다 못해 황당하기 그지없다.

독일 프로이센 왕국을 유럽 최강의 군사대국으로 만든 프리드리히 대왕이 장군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왕이 연설을 하는 동안 한 장군이 꾸벅꾸벅 졸았다. 주위 사람이 그를 깨우려 하자 왕은 "그대로 두게. 그 장군이 나를 위해 불침번을 서 준 덕택에 내가 편히 잘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 보답으로 깨우고 싶지 않네" 프리드리히 대왕과 북한 김정은의 차이는 바로 이런 것이다.

'졸면 죽는다' 이 무시무시한 짧은 한마디가 고속도로 졸음경고 문구로 더 적당할 것 같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