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두 형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형제가 나무를 해오면 한 짐은 어머니 방을 따뜻하게 불 떼어 드리고, 한 짐은 시장에 내다 팔아 곡식을 장만해 가족이 먹고 살았다. 어머니가 잉어를 몹시 좋아하시기 때문에 나무를 하지 않는 날에는 강에 나가 낚시를 했다.

하루 종일 낚시를 해도 겨우 한 마리밖에 낚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러면 잉어를 두 도막내어 어머니 저녁 반찬으로 한 도막 해 드리고, 또 한 도막은 아침 반찬으로 해 드리고, 두 형제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온 마을 사람들이 칭찬하는 의좋은 형제면서 효자였다.

어느 날이었다.
형제가 낚시를 나갔다. 그날따라 잉어는 입질도 하지 않았다. 오늘은 허탕이다 싶어 낚시채비를 거두려는데 갑자기 잉어 한 마리가 낚시에 걸려 몸부림을 쳤다. 건져 올렸더니 보통 때 보던 잉어보다 훨씬 살찐 게 비늘도 반짝이며 빛이 났다.

집으로 돌아와 잉어를 어머니께 반찬으로 해 드리기 위해 배를 가르는데 그 속에서 구슬 하나가 나왔다. 형은 그 구슬을 동생에게 가지라고 주었더니 동생은 형님이 가져야 한다며 끝끝내 고집을 피워 형님이 그 구슬을 가졌다.

그 구슬을 가지고부터 형님은 살림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형도 동생도 장가를 들어 각각 나누어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형님은 잘 살게 되었지만 동생은 옛날처럼 가난하기만 했다. 그래서 형님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구슬을 동생에게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동생을 불렀다.

"형님, 무슨 할 이야기가 있습니까?"
"그래, 너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 너는 자식도 많으면서 가난하니 내 마음이 아프다. 그러니까 이 구슬을 네가 가져라. 구슬이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형님, 무슨 말씀입니까? 그 구슬은 형님이 가져야 합니다. 형님이 부자로 사셔야 우리 가문이 빛이 나는 겁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형님이 구슬을 저에게 주시겠다는 말씀은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동생은 절대로 자기가 가지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그리고는 얼른 형님 집을 나와 도망치듯이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형님은 동생에게 구슬을 주기 위해 뒤쫓아 가다가 강가에 이르러, 자기만 잘 살고 동생이 못사는 것이 마음에 걸려 차라리 같이 가난하면서 의좋은 형제로 살겠다고 결심하고 구슬을 강물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형님이 장에 나갔더니 그날따라 시장에는 잉어가 많이 나와 있었다. 형님은 그 중에 크고 싱싱한 잉어를 두 마리 사와서 동생 식구들과 저녁을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동생 식구들을 불러놓고 반찬을 하기 위해 잉어의 배를 갈랐더니 거기에는 전에 버린 그 구슬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마리에도 앞의 구슬과 똑같은 구슬이 또 하나 들어 있었다.

형님은 식사를 마치고 나서 동생을 별도로 불렀다. 그리고 구슬을 한개 내 놓으며 동생에게 주었다.

"형님, 또 왜 이러십니까? 형님 구슬을 저는 가질 수가 없습니다."
"동생아, 그런 게 아니다. 네가 지난번에 구슬을 가지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그 구슬을 강물에 던져 버렸는데 오늘 반찬하려고 잉어를 두 마리 샀는데 거기에 구슬이 두 개가 나왔단다. 이제 우리 둘이서 하나씩 나누면 된단다."

의좋은 형제는 그렇게 구슬을 가지게 되었고 동생도 점차 부자가 돼 잘 살았다고 전한다.  

정리 : 윤일광(詩人)(자료 : 거제향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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