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호 칼럼위원

▲ 윤기호 대우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응급의학
현대 의학은 치료대상·해당 장기·치료 방법에 따라 크게 내과와 외과 분야로 나눠지며 이는 다시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22개과로 세분화 돼있다.

응급의학은 비교적 최근에 정립된 학문으로 1960년대 급성기 질환, 특히 외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환자들이 당시 베트남 전쟁의 병사들보다 못한 응급의료를 제공받고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기 시작하여 그 필요성이 대두된 학문으로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미국에서는 1968년 미국 응급의학회가 출범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아시아나항공 733편 추락, 삼풍백화점 붕괴 등의 사회적 재난을 겪으며 응급의료 체계 도입의 필요성과 절실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1994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1995년 응급의학이 전문과목으로 인정됐다. 지금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민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의료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응급실 내원자 중 가장 많은 질환·증상

우리나라는 여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민들의 의료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응급의료 역시 마찬가지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응급실에는 가벼운 감기 증상부터 시작해서 분초를 다투는 중증 질환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환자들을 접할 수 있다.

응급실 내원 환자들의 주증상을 연령대별로 분류해 보면 학동기 전의 아이들의 경우 발열을 동반한 감염성 질환으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와 비슷한 정도로 낙상과 같은 외상으로 인한 두부손상 등을 호소하며 응급실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부터 청년층의 경우 타 연령대에 비해 사회활동이 많은 연령층으로 응급실 내원환자의 많은 경우가 사회활동 시 발생한 외상을 주소로 응급실을 내원한다.

장년과 노년층으로 넘어가면 주로 만성질환의 급성악화로 인해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여기에는 심혈관 질환과 같이 증상 발생부터 치료까지의 시간이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분포돼 있어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해당 질환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노년층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골절 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들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응급실에 내원해야 하는 경우

모든 응급으로 발생한 질환과 외상의 경우 응급실을 방문하여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그 상태의 중증도를 평가 받고 치료 방침을 상담 받아야 한다. 응급실을 내원해야 하는 질환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 여기에서는 그 중에서도 증상 발생부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기까지의 시간이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몇몇 질환 위주로 살펴보기로 하자.

①급성 흉통=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 한다. 이는 혈관의 분포 형태가 '가시 면류관'의 모양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관상 동맥의 가지들은 각각 심장의 특정 부위를 관장해 혈액을 공급하는데 각 가지 중 그 구경이 70% 이상 좁아졌을 때 환자들은 비로소 허혈성 통증인 흉통을 경험하게 된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전형적인 양상-쥐어짜거나 누르는 듯 한 양상의 흉통을 경험했다면 관상동맥의 특정 부위가 곧 막힐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를 방치했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상생활 중 흉통을 느낀다면 반드시 응급실을 내원해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②팔다리의 힘 빠짐과 감각 소실= 우리 몸의 감각을 수용하고 그에 반응해 움직임을 조절하는 장기는 뇌이다. 간과 폐를 거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은 혈액은 심장을 통해 뇌에 연결돼 있는 여러 혈관을 거쳐 뇌에 혈액의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한다.

어떠한 원인에서건 이 혈관들이 막혀 뇌에 적절히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을 뇌경색이라 말하며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팔다리의 힘 빠짐과 감각 소실이다. 부정확한 발음, 입꼬리 처짐, 편측 상하지의 힘 빠짐, 편측의 감각소실 등의 증상 있을 경우 그 '즉시' 응급실에 내원해 의료진의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③응급상황 발생 시 주의사항= 응급상황 발생 시 당황스럽고 불안한 상태에서 막연히 떠오르는 대처법을 사용하거나 인터넷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방법을 찾아 적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의도와는 다르게 환자에게 해를 주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우선 환자를 안전한 장소로 옮긴 후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응급실)이나 119에 전화해 대응법을 문의하고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이 필요할 경우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운 의료 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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