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3년 포르투갈 사람 알바레스(Jorge Alvares)가 중국의 광둥성(廣東省) 근처에 상륙하면서 서양과의 접촉이 이어졌고,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이곳에 무역항을 건설하면서 홍콩의 역사는 새롭게 시작된다. 1800년대 두 번에 걸친 아편전쟁의 결과로 홍콩은 청나라로부터 영국에 귀속된다. 그러다가 1997년 7월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지금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가 됐다.

그렇다면 홍콩은 이제 중국의 한 지방으로 자유스러운 왕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이다. 홍콩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심천(深玔)이다. 1979년 덩샤오핑이 개혁과 개방을 통해 잘 사는 도시로 성공한 모델이다. 두 도시 간을 오갈 때 홍콩여권으로는 심천에 가기 쉽지만, 중국여권으로 홍콩에 들어오려면 중국인은 잠재적 불법체류자로 취급받아 까다로운 입국 심사를 거쳐야 한다. 사실 홍콩인들은 중국인으로 부르기를 거부할 만큼 중국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이유가 된다.

언어도 심천에서는 북경어를 쓰지만 홍콩에서는 광둥어를 사용한다. 광둥어와 북경어는 완전히 다른 언어다. 문자의 경우에도 다르다. 중국어에는 번자체와 간자체가 있는데 번자체는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한자처럼 번거롭고 복잡한데 이를 간편하게 줄여 놓은 것이 간자체다. 중국 대륙에서는 간자체를 쓰지만 홍콩은 번자체를 고집하고 있다. 중국어는 표의문자라서 글자를 보면 어느 정도 뜻을 알 수 있는데 번자체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홍콩에서 말은 안 통해도 글자를 보고 뜻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으니 편하긴 하다.

홍콩 차들은 중국의 차들과는 다르게 영국·일본처럼 운전대가 모두 오른쪽에 있고 차들도 왼쪽으로 다닌다. 중국의 전기 콘센트는 우리처럼 두 구멍이지만 홍콩은 세 구멍짜리라서 핸드폰이나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보조장치를 꽂아 사용해야 한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나 호텔건물의 층수가 1층부터 시작되지만 홍콩은 0층에서 시작한다. 홍콩의 13층은 심천에서는 14층과 같다.

이제 홍콩은 중국이 됐지만 중국 속의 또 다른 중국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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