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칼럼위원

▲ 윤성원 거제불교거사림 2기 학생회장
자연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인연이 있다. 뿌리에 씨앗이 충분히 자라날 수 있는 인연이 쌓일 때 꽃이 핀다. 우리에게 소중한 자연도 공기도 인연이다. 지금 만나는 인연은 그냥 제비뽑기해서 만난 인연이 아니다. 엄청난 세월의 인연이 그 씨앗이 돼 지금의 모습으로 꽃이 핀 것이다.

부처님은 인연의 귀함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인연은 부부가 되고 인연은 부모와 자식이 되며 인연은 스승과 제자가 된다. 즉 사회를 같이 하는 모든 중생이 인연인 것이다. 아름다운 인연은 우리사회의 동반자로 살아가는 힘이 된다. 이 귀한 인연의 꽃을 다시 멋지게 심어내면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돼 함께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인연이 주위에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고. 자연이 변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돈을 얻으니 더 큰 돈이 필요하고, 더 큰 돈을 얻으니 명예가 필요하고, 명예를 얻으니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을 얻으니 이제는 목숨이 다한다.

끝없이 옮겨 다니는 집착, 이것이 인연을 모르고 지낸 윤회의 근본이다. 갈 수 있는 자리를 알고 인연도 윤회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으면 고통의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폭탄을 버리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 폭탄이 터져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집착으로 많은 것을 쟁취하면 고통의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있어도 남들에게는 행복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폭탄을 안고서 자신이 행복해지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욕망을 적극적으로 추구해서 행복한 것처럼 보일 것인지, 아니면 욕망을 다스려서 진짜 행복해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고유한 느낌이 있고 개인의 생각과 특정한 에너지가 있다. 우리가 하는 말과 생각,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 진동을 가장 강력하게 전달하는 무기는 바로 인연에서 나온다.

말이라는 무기는 정말로 명사수라 정확하게 상대의 귀를 찾아 들어가 그의 뇌에 꽂힌다. 그렇기에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그 말에서 내 인연이고, 내 인연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다. 그래서 지옥 같은 말을 상대방에게 내뿜으면 상대방 귀에 그 말이 정확히 입력되고 뇌에 꽂혀 그를 지옥으로 이끈다. 칭찬 한마디에 천상으로, 악담 한마디에 지옥으로 보낼 수 있다.

남의 말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유형의 사람은 '노예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의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행동이 통제 안 되고 말이 입에서 새어나온다. 이들은 스스로가 스스로의 주인이 아니기에 누구에게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주인 능력'이 있는 사람은 남의 영향을 잘 받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과 행동, 말을 자각하고 있기에 외부의 말에 별로 휘둘리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지옥 같은 말을 잘 내뱉지도 않는다. 좋은 말로써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다른 이들의 말에 울고 웃지 않는, 마음 근육이 튼튼한 '맘짱'이 돼야 한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일 클로버 밭을 밟고 다니며 네잎을 찾는다. 세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네잎을 찾기 위해 세잎은 관심 밖이다. 그러고는 행운이 다가오지 않아 불행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운을 위해 도처에 널려 있는 행복을 밟고 있다. 새로운 자연, 새로운 말, 새로운 인연은 우리 곁에서 스스로 찾으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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