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고 40만원 이달 초 절반이하로 하락

과잉생산, 중국·호주산 흑염소 수입 주원인

<1992년 5월16일 기성신문 제50호> 농가소득증대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흑염소 사육이 과잉생산에다 호주산, 중국산 흑염소의 수입까지 겹쳐 가격이 크게 폭락, 사육농들이 흑염소 사육을 기피하는 등 시름에 젖어있다.

관내 흑염소 사육농들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 45만원선까지 거래되던 7개월생 흑염소 암컷 한 마리당 가격이 이달 들어 최저 20만원선으로, 35만원선에 거래되던 수컷이 17만원선으로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

또 숫염소 새끼는 마리당 가격이 지난해 15만∼16만원선에서 이달 들어 5만∼7만원선으로, 암염소 새끼 또한 마리당 20만원선에서 9만∼10만원선으로 50%까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가격폭락 현상은 최근 호주산, 중국산 염소의 수입증가와 대량사육에서 오는 과잉생산에 그 원인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관내 흑염소농들은 지난해 최고 20만원선까지 거래되던 새끼를 구입해 지금까지 사육해 왔으나 최근 가격이 폭락, 구입가격에도 못비치가 실의에 빠져있다.

농수산물 수입개방과 더불어 최근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호주산, 중국산 흑염소는 마리당 수입가격이 5만원선인데다 시중거래가격 또한 8만원선으로 국내산 흑염소 가격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편 이같이 수입염소와 국내산 염소와의 가격차가 크게 나타나자 일부 중간상인들은 수입염소를 국내산 염소인양 위장해 대규모 식당이나 보신원 등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관내 일부 보신원에서까지 이들 수입염소가 국내산 흑염소로 둔갑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와 관계당국의 철저한 지도단속이 요망되고 있다.

신현읍 양정리 신모씨(31)는 『지난해 3마리의 새끼염소를 구입해 지금까지 사육해 왔으나 최근 거래가격이 구입가격에도 못 미친다』며『농가 수입원 이라고해서 사육해 보면 금세 가격파동을 겪게된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편 거제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집계된 관내 흑염소 사육농가는 1천74가구에 흑염소 사육두수는 3천9백14마리로 나타나 향후 수급조정방안에 대한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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