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절되지 않는 바가지 … 청결상태도 '엉망'

▲ 지난 4일 학동해수욕장은 넘쳐나는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올 여름 피서객이 예년에 비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 집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던 지난달 29일과 30일 통영, 거제 등을 찾은 차량은 3만8천여 대로 평소 연휴 때보다 배 이상 늘어났고 또한 주말인 5일 휴일인 6일, 동통영 요금소를 이용한 차량만도 각각 2만8천3백71대와 2만5천6백86대로 집계됐다.

이들 차량 중 53-4%는 경남·북 차량이었으며 나머지는 전국 각지에서 온 차량들이었고 광주, 순천 등 전라남·북도에서 온 차량도 6% 선에 달했다.

평소 30-40분이면 가능하던 거리는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대부분 바닷가로 향하는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지역내 3개 관광호텔과 모텔 등 2백10개소, 4천8백19실의 객실과 관광 펜션 6개소(객실 30실 이하 규모), 민박 2백80여 개소의 1천5백여 실도 완전 매진,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피서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 특히 학동 인근 슈퍼 등은 이틀간 매상이 1천만 원을 넘어 서 대부분의 상가에서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경제전문가들은 주말과 휴일, 이틀 사이 거제와 통영은 70억 원대의 경제유발효과를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평일 피서객은 예년 수준에 머물렀고 피서지 고질적 병폐인 바가지요금, 불친절 등은 아직도 근절되지 않아 연일 네티즌들의 난도질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가지요금 여전

지난달 월요일, 시청 민원담당부서 K씨는 느닷없는 전화에 황당함을 당했다.
“야이…! 너들은 눈도 없고 귀도 없냐? 도대체가 민박 방 1칸에 15만원이 뭐냐? 왜 단속은 안해? 그러고도 공무원이냐….” 상대방은 해명이나 변명할 여유조차 없이 전화를 끊었다. 

K씨는 몇 분 후 또다시 이와 유사한 전화를 받는 등 최근 들어 자주 이 같은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지역 내 대부분의 피서지는 바가지 극치라는 촌평까지 나오고 있다.

본지 취재반 2개팀이 지난 2일과 3일, 또한 토요일과 휴일 등 4일동안 지역내 해수욕장을 집중 취재한 결과 평소 3만원 선이던 민박 방 1칸은 최저 6만원에서 15만원까지, 모텔은 18만원까지, 펜션은 최고 25만원까지, 부르는 게 값이었고 음식점 횟값은 평소와 비슷한 가격, 소 4만원(2인분), 중 6만원(3-4인분), 대 8만원(5-6명분) 선이었지만 양이 20%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 학동 해수욕장 일대는 밀려드는 차량들로 교통체증을 빚기도 했다.

또 텐트설치비는 1만원-1만5천원, 주차요금 당일 5천원, 1박 1만원까지, 시중 수퍼 1천원 미만인 작은 쌈장은 3천원, 평소 1천 미만이던 얼음은 4천원, 5백원짜리 아스크림은 1천원, 옥수수는 개당 2천원 등으로 평소가격의 3-4배를 웃돌았다.  

2박3일 일정으로 거제를 찾았다는 권모씨(여·39·양산시)는 “거제 자연휴양림에서 야영을 하기위해 왔지만 공간이 없어 구조라 해수욕장으로 장소를 옮겼으나 물가가 너무 비싸 일정을 하루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제의 자연경관은 전국 으뜸이지만 서비스 등 시민의식 수준은 최하위권에 이르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피서객 이모씨(48·통영시 정량동)는 “통영에서 3-4만원이면 먹을 수 있는 생선회 1접시가 이곳에서는 10만원이었다”며 “일부 바가지 횟집은 관광거제의 앞날은 무시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혈안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운면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4)는 “모텔 민박 등 거제지역 내 모텔 민박 등 숙박시설 대부분이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 거의 예약이 거의 끝난 상태여서 일부에서의 바가지 요금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밝히고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은 상태에도 불구, 행정은 가격자율화를 고집해 바가지요금이 더욱 활개 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핑계도 가지가지

지난달 29일과 30일, 토요일과 일요일, 또한 5일과 6일에는 최근 보기 드문 피서인파가 몰려들어 대부분 피서지는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3개 관광호텔, 2백10개소의 모텔 등 4천8백19실의 객실은 완전 매진됐고 6개소의 관광펜션, 2백80여 민박, 1천5백여 실도 손님으로 넘쳐났다.

그러나 피서지 주변 숙박업소 및 상가 주인들의 각종 핑계는 관광거제 이미지를 크게 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가는 주인이 없다며 신용카드 사용 불가라는 편법행위를 일삼았고 피서 성수기를 핑계로 특정 가전제품의 사용에도 웃돈을 요구하는 바람에 관광거제 이미지는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최규혁씨(20·대구시 달서구)는 “하루 민박에 6만원주면 튜브를 사용토록 해준다고 하고선 막상 튜브를 사용하고 나면 1만원의 사용료를 받더라”고 말했다.  

이상호씨(25·창원시 중앙동)는 “식당 가격표에 장어구이 1인분이 2만5천원으로 돼 있어 시켰더니 3만5천원을 받았으며 밤에는 더워 민박집에 설치된 에어컨을 켜려했더니 전기료 3만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 지난 4일 구조라 해수욕장 모습

■불법주차 만연, 고질적 교통체증도

학동 구조라 구영 황포 명사 등 지역내 대부분의 피서지는 불법주차가 만연,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학동해수욕장의 경우 교통경찰, 모범운전자 등이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정체 현상은 1㎞ 이상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명사해수욕장 인근은 날마다 주차전쟁으로 입씨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폐교된 남부중학교를 삼성조선이 임대, 일반 피서객들의 진입을 통제하는 등 직원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바람에 시민 등 피서객들과 불화감을 조성했다.

시민 백모씨(56)는 “공익시설이었던 것은 끝까지 공익에 이용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 일부 직원들은 공중도덕까지 무시, 고성방가, 폭죽놀이 등도 서슴지 않아 주위사람들의 비난을 샀다.

피서객 송모씨(27·부산시 영도구)는 “삼성가족들 상당수가 밤마다 폭죽놀이를 즐기는 바람에 인근 피서객과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다”고 말했다.

■대부분 유원지 청결상태 엉망

대부분의 피서지마다 쓰레기 적기수거가 되지 않아 악취가 풍기는 경우가 허다한 상태다.

음식물쓰레기를 비롯 휴지류 등 모든 생활쓰레기를 피서지마다 한 두 곳에 집결시키지만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경우는 전무, 음식물쓰레기와 휴지 등 일반쓰레기가 범벅이 된 채 집결지 인근에 까지 널려 있다.  

또 일부 피서지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통이 부족해 함부로 버린 수박껍질 등 음식물 쓰레기가 곳곳에 나뒹굴고 있다.

특히 구조라해수욕장의 경우 모아둔 쓰레기를 제때 수거하지 않아 롤온박스 가득 쓰레기가 넘쳤으며 인근이 악취로 진동하기도 했다.

고모씨(56·옥포동)는 “특히 덕포해수욕장은 밤마다 거제시민들이 놀다 가면서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바람에 이곳 주민들이 곤혹을 치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애완견을 데리고 왔다 갈때 버리고 가는 바람에 지금도 해수욕장 인근에는 5-6마리의 유기견이 돌아다니지만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에 굶어죽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모범 피서지, 피서객도 모범

3일, 물안해수욕장(하청면 칠천도 옆개)을 찾은 백은경씨(36·경기도 남양주시)는 “모래사장에 다른 이물질이 없어 너무 좋고 또한 한층 조용하고 편안해서 맘에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곳 어촌계가 해수욕장에 조개의 종패를 뿌려 조개도 잡을 수 있어 더욱 즐겁다며 내년에도 이곳으로 피서를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규씨(35·서울시 광진구)는 “조용하고 물이 깊지 않고 바가지도 없고 특히 샤워시설이 좋아 가족들이 놀기에는 안성맞춤”이라며 “이곳 물안해수욕장에서 올 여름 추억을 만들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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