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20억 달러 규모 모잠비크FLNG 첫 발주
우본·봉가프로젝트 입찰발표 눈앞…조선 빅3 경합

2분기 들어 국내 조선업계 해양플랜트사업이 서서히 해빙기에 들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해양플랜트 사업은 지난해 저유가 기조 탓에 발주물량이 급감하면서 조선업계에 큰 타격을 줬다. 그러나 2분기부터 8조원대 발주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조선 빅3의 수주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달말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첫 발주가 이뤄진다. 이탈리아 국영에너지기업 ENI가 발주하는 모잠비크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사업이다.

20억달러 규모로 조선 빅3가 모두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이달 피드(기본설계) 계약을 맺는 업체가 사실상 수주를 따내게 된다.

업계는 ENI의 자회사 사이펨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중공업이 다소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프랑스 테크닙·미국 KBR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태국 우본 플랫폼과 나이지리아 봉가 FPSO의 입찰도 곧 발표된다. 우본프로젝트와 봉가프로젝트의 수주 규모는 각각 10억달러와 40억달러다. 이들 3개 프로젝트의 발주 규모는 약 8조원에 달한다.

우본 프로젝트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봉가프로젝트에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경합 중이다.

업계는 그동안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조선 빅3가 기술적 우위로 물량을 싹쓸이한만큼 이번 수주전도 빅3가 나눠먹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기됐던 호주 스카보로 FLNG도 이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발주가 예상된다. 사이펨, 치요다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현대중공업이 피드계약을 따낸 상태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경합 중인 인도네시아 아바디 FLNG는 내년 3배 이상 큰 규모로 재추진된다. 시추결과 매장량이 늘어 기존 250만톤보다 3배 규모인 700만톤으로 기본설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수주규모도 90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회복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도 나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오일메이저 로열더치셸이 영국 가스업체 BG그룹을 76조원에 인수하면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다. 셸의 행보는 저유가 기조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회복기에 더 크게 이익을 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관론도 상당하다. 국제유가 회복시기를 단정할 수 없고 해양플랜트 발주물량을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수주 물량이 대기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채산성과 경제성을 따지는 오일메이저들이 저유가 기조 속에서 추가 발주에 나서는 것을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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