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벽파정 원장량 사두

국궁(國弓)은 전통 활을 쏘아 과녁을 맞춰 승부를 겨루는 대한민국의 전통 무술이다. 궁술이라고도 부르며 본래 무예였지만 현재에는 개량되고 규격화 및 스포츠화 돼 사정(射亭)에서 즐길 수 있다.

거제시 궁도인 중 가장 오랜 시간인 34여 년 간 활을 쏴왔으며 오는 4월4일 능포동 벽파정 사두로 취임하는 원장량(68) 사두를 만나, 궁도란 무엇이며 벽파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를 들어봤다.

원 사두는 벽파정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나이 34세 되던 해 농협중앙회에 근무했고 업무의 특성상 만성위장병에 시달렸다. 이때 만난 사람이 농협중앙회 박향호 지점장이었고 국궁과 인연을 맺었다.

원 사두에 따르면 벽파정은 1970년께 옥포만에 대규모 조선공단이 들어서기전 초대사두 김대규씨와 지역의 유력인사들이 아주동 산기슭에 과녁을 세우고 습사를 했던 것이 시초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고성철성정에서 습사를 하던 박향호씨가 장승포농협 지점장으로 부임해 김대규·이윤섭·김무수·이태봉·이대기 그리고 원 사두 등의 모임으로 1980년 봄부터 장승포 옥명마을 산기슭 지한열씨 고구마밭에 과녁을 세우고 눈비를 맞으며 습사를 했다.

이후 1983년 3월15일 장승포-부산간 수로 이름인 벽파수로의 이름을 딴 벽파정이라 간판을 올리고 능포동 223번지에 슬레이트로 건물을 짓고 개궁대회를 주최, 활터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벽파정의 협소함을 안타까워 하던 중 거제시의 후원으로 지천호씨의 부지를 임차받아 건물을 신축하고 과녁터를 넓혀 오늘의 벽파정이 탄생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원 사두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약 10년간 벽파정 사범으로서 역할을 톡톡해 했으며 오른쪽 중지를 화살이 관통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활을 놓지 않았다.

원 사두는 궁도인의 수칙 9계훈을 강조한다. 사랑과 덕행으로 본을 보는 인애덕행(仁愛德行), 겸손하고 성실하게 행하는 성실겸손(誠實謙遜), 행실을 신중히 하고 정조를 굳게 지키는 자중절조(自重節操), 예의범절을 엄격히 예의엄수(禮儀嚴守), 청렴겸직하고 용감하게 행사는 렴직과감(廉直果敢), 활을 쏠 때 침묵을 지키는 습사무언(習射無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정심정기(正心正己),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 불원승자(不怨勝者) 그리고 타인의 활을 당기지 않는 막만타궁(莫彎他弓)이 그것이다.

올해 회원 친선도모에 집중하겠다는 원 사두는 10여 년간 펼치고 있는 능포동 이웃돕기 확대와 7월 벽파정에서 열리는 옥포대첩기념 거제시장기 전국 남·여궁도대회 준비에 집중하고 회원 모두가 전국대회 20회 정도는 참석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것이 국궁이며, 국궁은 남녀노소 모두가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강조하는 원 사두는 "벽파정의 사우들의 애정과 희생정신으로 오늘의 이 활터가 꾸려져 왔다"고 강조했다.

원 사두는 지난 2013년 진주개천예술제 전국대회 2위, 2014년 12월 부곡온천축제 영남궁도대회에서 단체전 1위를 차지한 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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