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의 강점은 병이다. 사람들은 코카콜라 병이 아름다운 여자의 몸매를 닮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디자이너의 엉뚱한 착각에서 비롯되었다. 1915년 병이 만들어질 때 디자이너는 콜라를 만드는 주원료가 코코넛이라고 생각하고 코코넛 열매를 본떠 제작한 작품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여자의 몸매를 연상하게 하면서 100년째 대박을 친 20세기 최고의 디자인 상품으로 브랜드 가치만 해도 4조원이 넘는다.

이제 코카콜라 병은 단순히 음료수를 담는 용기가 아니라 청바지·햄버그와 함께 미국소비문화의 3대 아이콘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타임지의 표지는 인물만 싣게 되는데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 타임지의 표지에 오른 것도 1950년 코카콜라 병이다. 코카콜라 병의 빨강과 흰색은 산타클로스를 광고에 등장시킨 것이 계기가 되어 빨간 모자와 흰 수염에서 색깔을 차용하여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이미지 색이 되었다.

포장용기로 성공한 코카콜라지만 한 때는 이 병이 약점이 되어 고전을 면치 못한 적이 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때였다. 온 나라가 경제적 위기에 빠졌을 때, 펩시콜라는 값은 전과 같이 5센트면서 양은 전 보다 2배가 많은 12온스짜리 큰 병을 출시했다. 유리병을 페트병으로 바꾸어 원가를 낮춘 것이다.

펩시는 전략적으로 코카콜라는 최대의 강점인 병의 디자인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속에 치고 들어간 것이다. 예상은 적중했고 펩시는 그때부터 코카콜라에 버금가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게 되었다.

1970년 또 한 번 펩시의 도전이 있었다. 코카콜라 병의 역사가 깊다는 것을 이용하여 코카콜라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제품으로 광고하면서, 펩시는 젊음과 진보의 아이콘으로 보이도록 젊고 매력적인 연예인을 모델로 등장시켜 도전장을 내밀었다.

펩시의 전략 포인트는 '코카콜라는 늙은이' '펩시는 젊은이'라는 등식으로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코카콜라 병은 장점이 약점이 되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올해로 코카콜라 병은 출시 100년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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