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이라 하면 세계 제일의 희극배우다. 하루는 어느 마을을 지나가다가 '채플린 흉내 내기 대회'가 열린다는 광고를 보았다. 호기심이 생긴 채플린이 그 대회에 참가했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3등이었다. 진짜 채플린보다 더 진짜 같은 채플린이 두 명이나 더 있었다는 이야기다.

가짜 아인슈타인 일화도 재미있다. 늘 같은 내용으로 강연을 한 탓에 운전기사조차 내용을 다 외울 지경이었다. 하루는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아인슈타인과 닮은꼴인 운전기사를 강단에 올려 보냈는데 문제는 강연 후 나온 질문이었다. 그때 운전기사는 "그 정도는 저기 앉아 있는 운전기사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2011년에는 30대 모 여성이 자신이 재력가의 딸이며 현재는 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라는 거짓말로 주변 사람들에게 10억 가까운 돈을 가로챈 사건이 있었는데, 얼마나 감쪽같았는지 결혼해서 함께 사는 남편조차도 아내가 의사인줄 알고 있었다니 대단한 능력자이다.

대학생이 아니면서 명문대 학생 신분증으로 6년간 가짜 대학생으로 행세를 한 청년이 있었는가 하면, 지난 연말 부산 해운대에서는 두 명의 경찰서장이 있어 화제였다. 물론 한 명은 가짜였다. 서장과 연배가 같고 생김새나 풍채가 비슷하다는 점을 이용해 진짜 행세를 하며 6명에게서 8억여 원을 뜯어냈다가 덜미를 잡힌 것이다. 경찰서장이 형사과장일 때는 과장으로 사칭했고, 경찰서장이 되자 가짜의 직함도 서장으로 승진하는 간 큰 사나이였다.

성취욕구는 강하나 현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때 거짓말을 해서라도 자신을 위장하며 과시하려는 인격장애를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라 한다.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 있는 리플리씨'에서 유래되었다.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던 톰 리플리가 친구인 재벌의 아들을 죽이고, 죽은 친구의 신분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범죄소설이다.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하면 코가 자라지 않는 한 세상에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가 설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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