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형 칼럼위원

▲ 권윤형 동아대병원 안과 교수
우리나라도 최근 고령화 사회로 진행하면서 노년성 질환과 각종 성인 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 질환들 중 당뇨병은 현재도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많은 환자들이 이로 인해 진료를 받고 식사 조절, 운동 요법과 함께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뇨병은 아직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정기적인 경과 관찰과 치료를 통해서 조절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진행함에 따라서 여러 가지의 합병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눈에 나타나게 되는 당뇨망막병증입니다.

이 당뇨망막병증이 진행하게 되면 시력을 저하시켜 환자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며 많이 진행되는 경우 실명까지 이르게 되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무서운 당뇨망막병증은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까요.

환자분들이 치료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로 신경 쓰는 혈당 수치가 잘 조절된다 하더라도 당뇨망막병증은 진행이 더딜 뿐이지 진행됩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역학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전에 진단된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유병기간이 2년 이하일 때는 2%, 5년 이하에서는17%, 15년 이상일 때 97.5%, 20년 이상에서는 거의 100%의 망막병증 유병률을 보여 유병기간에 따라 급격히 망막병증이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30세 이후에 진단된 제2형 당뇨병의 경우는 유병기간이 5년 이내인 경우는 28.8%, 유병기간이 15년 이상인 경우는 당뇨망막병증이 78%, 빠른 치료가 필요한 증식당뇨망막병증의 경우는 16%의 빈도로 관찰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즉 당뇨를 앓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속도도 빨라지고 그 정도도 심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뇨망막병증의 발생과정을 살펴보면 당뇨에 의한 미세혈관의 병증으로 작은 혈관이 막히는 것으로 인해 망막에 혈류가 저하되고 산소부족이 발생하게 되어 정상적이지 않은 혈관인 신생 혈관이 생기게 되어 안내 출혈, 견인성 망막박리 등으로 진행하여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치료하더라도 실명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렇게 진행되기까지는 환자들의 당뇨 관리 상태와 당뇨병의 아형에 따라서 수년에서 10~20년까지 다양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즉 짧은 기간에 빨리 진행 한다기 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다가 시력에 중요한 부분까지 침범되면 환자가 뚜렷하게 증상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게 되지만 이 경우에는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치료하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내분비 내과에서도 당뇨병이 진단되면 안과 진료를 권유하지만 환자들 중 일부는 안과에 가도 특별한 치료는 없이 검사만 하고 이후에도 병원에 자주 오기만 하라고 한다고 생각하고, 시력이 괜찮으면 안과를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병의 초기부터 중기까지는 당뇨망막병증이 진행하더라도 시력에는 영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에는 약간 흐리게 보이는 정도의 불편감만 있다가 호전되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증상은 없더라도 병은 진행하기 때문에 안과에서는 당뇨망막병증의 진행단계에 따라 정기적으로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당뇨는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고 초기와 중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직접 검사하지 않고는 진행 정도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뇨망막병증의 치료도 실명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하는 레이저 치료의 경우, 시력을 호전 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경도의 시력 저하, 시야협착 등의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기치료는 권장되지 않고 병이 많이 진행되어 이런 부작용의 발생을 감안하고서라도 더 이상 치료를 미룰 수 없는 단계에 치료를 시행해야 하므로 정기적 경과 관찰을 통해 그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최근에는 황반 변성 치료에 사용되는 항 혈관형성인자에 대한 항체 주사가 당뇨망막병증의 치료에 적용되면서 더욱 나은 치료 결과를 얻고 있으며, 수술 기계와 기구, 그리고 수술술기가 많이 개발되고 발전돼 정기적으로 안과에서 진료를 받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실명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력은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의 판단 인자가 아니므로 이를 통해 병의 경과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위험하며,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당뇨로부터 눈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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