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민 칼럼위원

▲ 이용민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지금 호주에서는 아시안컵이 한창이다. 감독 한 사람의 철학이나 기술적 판단이 잘 적용된건지 아니면 다소간의 행운이 반영된건지 어쨌든 이번 주말 개최국 호주와의 결승을 남겨 놓고 있다.

차두리의 삼촌리더십과 강력한 체력이 연일 화제인 가운데 이미 결승에 오른 우리는 호주와 아랍에미레이트와의 준결승을 여유를 가지고 지켜 볼 수 있었는데 그 경기가 열린 곳이 뉴캐슬스타디움이었다.

시드니 북쪽 헌터강이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어귀에 위치한 뉴캐슬은 1791년 한 탈옥수가 우연히 이 부근에서 석탄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되어 1801년 도시가 건설됐고 1828년부터 본격적인 탄전개발이 시작돼, 오스트레일리아 최대의 석탄 수출항으로 발달했다고 한다.

또 이 석탄자원을 이용하여 제철소가 건설된 후 철강업이 크게 발달했고, 현재는 조선·전기기계·유리·시멘트·방직업 등도 발달하여 오스트레일리아 제1의 공업도시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는 아파트나 빌라 같은 집단주거시설, 심지어 팬션 같은 숙박업소에도 00캐슬, 00로얄빌리지 같은 류의 이름을 사용한다 해서 우편물을 주고받는 외국인들이 깜짝 놀란다는 유머들이 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아니라도 뉴캐슬이나 퀸즈파크 같은 이름은 서양인들의 이주의 역사와 맞물려 세계 도처에서 볼 수 있다.

미국만 해도 델라웨어강 연안에서 쌍둥이 델라웨어 메모리얼 브리지로 뉴저지주와 연결되어 제조업 기반으로 유명한 뉴캐슬이 있고 뉴욕주에도 포트캐시미어라는 옛 이름을 가진 뉴캐슬이 있다.

특히 이 뉴캐슬은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에 의해 차례로 점령된 탓에 엠마뉴엘교회나 암스텔하우스박물관, 복원된 옛 법원 건물 등 명소가 즐비하다.

이 밖에도 피츠버그를 비롯한 미국 주요도시 주변에 다수의 뉴캐슬이라는 도시들이 있다. 물론 호주나 미국 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도 뉴캐슬이라는 도시는 존재한다.

뉴캐슬이라는 도시명에 드러나듯이 이 도시들은 일종의 신도시 개념이 강해서 그런지 대부분 제조업 기반의 공업도시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이들 대부분의 뉴캐슬의 원조가 되는 도시는 영국에 있다. 타인(Tyne)강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해서 '뉴캐슬어폰타인'이라는 이름의 도시가 원래 이름인데 위키백과에 의하면 뉴캐슬어폰타인(영어 Newcastle upon Tyne)은 영국 잉글랜드북동부의 타인 위어 주에 있는 공업 도시며 줄여서 뉴캐슬이라고도 부른다.

이 도시는 로마시대에 지은 성채가 있어 발달했는데 11세기 때 스코틀랜드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새로운 성채를 지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이름이 붙었다. 타인강의 하구에서 13㎞ 상류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쉽게 말해서 런던으로 대표되는 잉글랜드 진영에 속해 있으면서  에딘버러 같은 도시로 상징되는 스코틀랜드의 사이에서 지리상으로는 스코틀랜드에 훨씬 가깝다 보니 전략적으로 요충지였고 원래는 농업 기반이었지만 앞서 살펴보았던 다른 아류 도시들처럼 제조업이 발달했던 곳이다. 인구는 30만명 정도이니 크지도 않지만 아주 시골은 아닌 정도의 규모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라는 축구팀이 있지만 거의 90년 가까이 우승을 해 본 적이 없는, 결코 명문 구단은 아닌, 가늘고 긴 축구팀을 보유하고 있다. 정작 이 도시를 유명하게 하는 것은 사실 이 도시와 다리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게이츠헤드(Gateshead)라는 도시와 그로 인한 시너지이다.

두 도시는 석탄과 선박산업의 몰락으로 폐허 위기에 몰린 도시를 문화재생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었다는 점 때문에 전 세계인들에게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폐업한 제분소가 과다한 철거비로 인해 방치돼 있자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발틱현대미술관이다. 그리고 도시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20m 높이의 거대한 천사가 54m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조형물을 계획했는데, 조각가 엔서니 곰리에 의해 '천사의 날개'라는 작품으로 탄생됐다.

그리고 영국의 대표 건축가인 노던 포스터가 설계한 세이지 음악당이 있는데, 애벌레 모양의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로 이 지역 최고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고 노던 신포니아의 홈씨어터이기도 하다.

뉴 밀레니엄을 기념해 만들어진 보행자용 다리인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릿지(Gateshead Millennium Bridge)'는 배가 지나갈 때마다 눈꺼풀을 깜빡이는 형태로 설계되었다해서 '윙크하는 다리'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이 두 도시의 사례는 통영과 부산을 다리로 두고 있는 거제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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