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배 전 거제군수

▲ 김한배 전 거제군수

5·31 지방선거를 통하여 대망의 제4대 지방자치시대가 열린다. 당선된 모든 분들에게 축하를 드리고, 안타깝게 낙선된 분들에게도 지방자치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분투한 노력에 대하여 격려를 아끼지 않는 바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느 때와는 성격이 다르고 중요하기 때문에 당선된 모든 분들에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의 4년은 반드시 우리의 지방자치가 튼튼한 반석 위에서 착실히 뿌리를 내릴 수 있어야 할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날 세 번에 걸친 우리의 지방자치 현실은 더러는 지방화시대에 들어서서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주민소득을 늘려 고장의 모습을 크게 바꾸기도 했지만 많은 지역에서 비전 없는 행정으로 무리한 사업추진과 행정의 혼란 등 지역의 경쟁력이 떨어져 낙후되고 세금만 낭비하는 경험도 겪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지난 12년의 경험을 토대로 지방자치가 성숙해져야 할 때가 되었다. 지방자치 50년을 훨씬 넘긴 일본도 네 번의 임기를 넘기고 비로소 지방자치가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고 하니 이웃나라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지방자치가 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에 따라서 주민의 복지증진과 지역발전은 물론 나라의 장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므로 더 이상 시행착오를 거듭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기초단체에 바라는 것은, 이번의 선거 결과는 결코 어느 당의 패배나 승리가 아니라 살림살이에 고달픈 현실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의 분노가 분출된 것이라고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기초단체 만이라도 중앙의 정치논리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착실히 지방자치 발전에 주력하여 토대를 굳건히 구축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주었으면 한다.

이번 선거에서 재미있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각 후보들의 공약(manifesto)이 명확하고 구체적인가(specific) 성과가 측정 가능한 것인가(measurable) 달성 가능한 것인가(achievement) 또한 적절한 것이며(relevant) 시기성이 있는 것인가(timed)를 따져 후보를 평가하는 스마트(SMART)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이것은 단지 후보의 평가에 그칠 것이 아니라 당선된 사람들이 임기 중에 그것을 공약(空約)으로 그치지 않고 얼마나 착실히 실천하는가를 주민들은 면밀히 감시함으로써 다음을 대비하고 또한 당선자들이 지방발전에 역행할 경우에는 감사청구나 주민소환제 등을 활용하여 엄격한 주민들의 감시 자세를 갖춤으로써 주민들의 자치역량의 함양에도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의 투표 결과가 정녕 살기가 어려워 몸부림치는 국민들의 함성일진대 이제부터 지방에서라도 지역 주민들의 신바람을 불러일으켜서 지역발전과 나라발전에 토대가 되도록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바로 주민의 행복지수인 GNS를 높이는데 힘쓰자는 것이다. 물질의 발전 지수(指數)인 GNP (Gross National Product·국민총생산) 개념이 있다면 정신적 발전을 뜻하는 국민의 행복지수 즉 GNS(Gross National Satisfaction·국민총만족) 개념이 있다.

이웃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이미 이 개념을 도입하여 물질만이 아닌 정신적 행복감 창출에도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선출된 사람들 뿐 아니라 지방자치행정에 종사하는 모든 공직자들은 주민들을 위하여 매사에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시책을 추진해 주었으면 한다. 애정 즉 주민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시책은 결코 주민들에게 호소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스개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한강 물에 목사(牧使)와 정치인(政治人)이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건져야 할 것인가 하는 수수께끼가 있다.  답은 당연히 정치인보다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목사를 먼저 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외로 정답은 정치인을 시급히 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한강 물의 오염을 서둘러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소를 금치 못하는 우화이다. 그만큼 우리의 정치 현실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어서 항간에 널리 퍼진 이야기라고 한다.

기초단체에 당선된 선량들은 이제부터라도 중앙정치에 해바라기가 되지 말고 지방자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되고 주민들에게 활력과 신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깊은 애정으로 임기를 마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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