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重 따돌리며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최강자'로 떠오른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연초 세운 145억 달러(약 16조원) 수주목표를 넘길 전망이다. 올해 40척에 육박하는 LNG선 수주로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저가수주로 사상 최대 적자를 내며 고전한 사이 대우조선해양은 LNG선을 무기로 시장 장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수주가 확정된 러시아 야말프로젝트 쇄빙LNG선 5척 외에도 최소 4척 이상의 LNG선 수주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업계에선 마란가스가 발주해 BG그룹에 용선하는 LNG선 최대 12척도 대우조선해양이 일부 수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2월23일 현재까지 집계된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적은 128억달러. 여기에 16억원 규모의 야말 쇄빙LNG선 5척과 수주가 거의 확실시되는 LNG선 4척(총 8억달러)을 합치면 총 152억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수주 연목표인 145억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이다. 올들어 LNG선 총 28척을 수주, LNG선에서만 69억달러(약 7조6000억원) 수주기록을 세웠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단 5척 수주에 그쳤다.

LNG선은 한국 조선업의 희망이 되어줄 구원투수로 꼽힌다. 셰일가스 붐으로 인한 LNG선 발주가 증가할 전망인데다 건조능력을 갖춘 조선소는 세계에서도 국내 빅3 정도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LNG선은 1척에 2억달러 선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실질적 선가인하가 없었던 거의 유일한 선종이다.

이처럼 대우조선이 독주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탁월한 엔진 기술력이 꼽힌다. 가장 최근 수주한 영국 BP사 발주 LNG선에도 만디젤(MAN Diesel)이 개발한 ME-GI(MAN Electronic Gas-Injection Engine) 엔진과 대우조선이 개발한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가 적용된다. 자체 개발한 천연가스 부분재액화 장치 'PRS'는 운송 중 발생하는 LNG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LNG운반선은 기체인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변환해 운송하는데 운항 중 일부가 자연 기화돼 버려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기화된 가스를 재액화해 화물창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여기에 추가적인 냉매 압축기와 동력이 필요하다.

PRS는 화물창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 자체를 냉매로 사용하기 때문에 선박 유지·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PRS 관련 특허를 38건 출원해 5건의 등록을 마쳤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2000년대 초처럼 다시 LNG선 건조시장을 휩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회사가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이 시장과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며 "고효율 친환경 차세대 선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세계 LNG 운반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 약세로 해양플랜트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지만, 주력선종으로 LNG선을 정하고 불황을 헤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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