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논설위원

신화에 나타난 인간의 창조는 재료가 흙이고, 남자가 여자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경 창세기에 천지창조의 마지막 날에 흙으로 남자를 만들었고, 남자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

인도신화에는 크리슈나신(神)이 지상에 내려와 흙으로 남자를 만들고 이름을 '프르와닝'이라 붙였고, 여자는 연꽃에 영혼을 불어넣어 만들었는데 이름을 '아부'라 했다. 아부는 남자의 마음을 안식처로 삼아 살아가는 존재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신들의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에게 생명체를 만들게 했고, 프로메테우스는 흙으로 형상을 빚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특징을 한 가지씩 선물한다. 이를테면 호랑이는 이빨, 독수리는 발톱, 뱀은 독, 거북은 단단한 껍질 같은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들고 나니 줄 게 없었다.

인간을 그대로 두면 가장 약한 생명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줄 것을 제우스에게 건의했지만 거절당한다. 인간에게 불을 주면 결국은 인간이 신의 영역까지 침범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프로메테우스는 몰래 하늘에 올라가 태양의 마차에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죄로 코카서스 절벽에 쇠사슬로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는다.

인간이 두려워진 제우스는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에게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게 하는데 그가 판도라(Pandora)이다. 여자들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지만 판도라는 세상을 교란시키고 남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창조된 인물이다.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같을 수는 없다. 1960년 이전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지만, 이후에는 남자가 많아지면서 초등학교에서는 짝이 맞지 않을 정도였는데, 내년부터는 여성인구가 남자를 추월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여자인구가 남자보다 많아진다는 것은 새로운 모계사회의 도래를 예언한다. 민주사회는 투표로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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