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인도량 2009년 이후 5년 만에 중국 제쳐

한국 조선업계가 선박 인도량에서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국제 해운·조선 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의 누적 선박 인도량은 1002만7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으로, 중국의 978만4000CGT을 제쳤다.

한국은 2009년에만 해도 1320만CGT로 중국(1091만6000CGT)을 앞섰으나 2010년 1423만2000CGT로 중국(1662만8000CGT)에 뒤지기 시작했다. 2011년(한국 1407만8000CGT, 중국 1722만9000CGT)과 2012년(한국 1260만1000CGT, 중국 1780만3000CGT)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하지만 지난해(한국 1121만2000CGT, 중국 1156만7000CGT) 다시 차이를 좁히기 시작해 올해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클락슨의 자료는 조선업계 매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해양 플랜트 등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가져온 2008년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국가간 물류 이동이 줄어들며 선박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양 플랜트에 의존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기술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고 단가가 저렴한 벌크선 등에서 절대적인 물량을 확보했다.

다만 선박과 관련한 클락슨의 자료는 기본적인 데이터로 활용이 가능하다. 즉 해양 플랜트를 제외한 선박에서도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중국을 앞질렀고, 내년 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북미발 '셰일가스 붐'으로 인한 LNG선 발주 물량이 올해에 이어 내년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김현 애널리스트는 '2015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LNG선,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량이 올해보다 15%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미발 셰일가스로 인해 내년 LNG선 신규 수요가 160척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LNG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9월말 기준 컨테이너선 14척, LNG운반선 5척, 탱커선과 드릴십 등 20여 척을 인도했다.

발주량은 17일 현재까지 쇄빙 LNG선 10척을 포함해 LNG선 18척,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 컨테이너선 3척, VLGC(초대형 가스 운반선) 12척 등 상선에서만 76억 달러가 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LNG선이 18척으로 앞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즉, 앞으로 인도량 역시 LNG선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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