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포해수욕장은 부드러운 모래와 주변의 수려함 때문에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덕포해수욕장을 다녀간 사람들에게 해수욕장 오른쪽에 위치한 200여년이 넘는 소나무가 우거진 송림은 인상 깊다 이 송림을 덕포주민들은 보다 오랫동안 지키는 방법으로 유지·관리권을 거제시에 이관시켜 줬다.

그런데 거제시는 송림을 지켜주기는커녕 송림 옆에 71m 높이의 19층 아파트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200여년을 지켜온 소나무의 운명은 앞길을 가늠하지 못하게 됐다. 지금 당장 잘라지는 건 아닐테지만 소나무의 죽음과 송림의 파괴는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다.

벌써 공동주택 건설현장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소나무 가지자르기가 시작됐고,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면 지하 터파기로 소나무의 뿌리는 속절없이 잘려나갈 수밖에 없다. 거기에 시멘트 타설로 인한 독성이 주변 땅을 오염시키면 200년 넘게 살아온 소나무가 불과 2∼3년 사이에 그 운명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뿐 아니다. 산과 71m의 고층건물 사이에 가로막혀 소나무의 일조권은 형편없이 줄어들어 스스로 고사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가꾸어온 송림이 훼손되는 것은 고층아파트의 신축허가 때문이고, 이 아파트의 허가는 지금까지 바다를 건축물 높이 제한에 있어 공지로 보지 않았던 관례를 깨고 바다를 공지로 해석하면서 빚어낸 결과다. 만일 이런 해석이 유효하다면 앞으로 건축허가 신청이 쇄도할 것이고 따라서 섬이라는 특성을 가진 거제의 바닷가는 엉망이 되고 말 일이다.

200년 넘게 곁을 지켜온 나무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행정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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