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문화원향토사연구소 김의부소장이 지난달 28일 향토사 발굴 및 조사연구에 대한 활동과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문화원상을 수상했다.

이는 개인의 영광일 뿐 아니라 거제의 자존심을 지켜준 쾌거로 온 시민이 박수를 보내야 마땅한 일이다.

거제는 오랫동안 섬이라는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나라의 변방이었고, 유배지였고, 오랫동안 왜구의 침략에 시달려온 곳이다. 거기다가 행정상 오랫동안 통영관할에 예속된 섬의 하나로 전락하면서 거제 고유의 문화적 특성이나 역사성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약점은 강점이 될 수가 있다. 섬이었기 때문에 거제 특유의 문화가 보존될 수 있었고, 유배지였던 탓에 서울의 고급문화가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 관심을 갖고 찾는다면 얼마든지 거제를 재조명할 수 있었지만 행정이 여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거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문화와 역사를 정립하겠다고 나선 향토사학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 탓에 그동안 거제를 문화의 불모지로 전락시켜 놓은 주된 원인이 되었다.

이럴 때 거제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애써 오신 분이 김의부 선생이다. 그동안 향토사연구에 매진하여 이룩한 업적을 보면, 12년 동안 현장조사로 집대성한 '섬문화 1∼7집' '거제농촌조사보고서' '거제의 노래정립' '거제칠진농악 정리' '거제지역독립운동 사료집'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일에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거제와 관련한 고문서와 고문헌 등을 수합하고 이를 번역한 '거제고문헌총서'는 최고의 역작으로 꼽을 수 있다. 작년에 'Ⅰ권 지리지(地理志), Ⅱ권 편년체(編年體), Ⅲ권 정사(正史)'를 발간했고 올해는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각사등록(各司謄錄)·일성록(日省錄) 등을 집성한 ⅣⅤⅥ권을 발간함으로 거제를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지금까지 그 지역의 역사적 사실을 하나로 정리해둔 자료는 없다. 명실공히 거제가 이 부분에서는 전국에서 최초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김의부 소장의 대한민국문화원상 수상은 거제의 자존심을 일깨워 주었다는 점에서 온 시민의 이름으로 손뼉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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