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칼럼위원

▲ 김현준 동아대학교 정형외과 과학교실 조교수
고관절의 병변중 대표적인 병으로 대퇴골두무혈성 괴사가 있다. 이는 1925년 Haenish에 의해 처음 보고된 바 있는 이 질환은 대퇴 골두가 순환 장애로 인하여 괴사에 빠짐으로서 일어나는 질병으로 이해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는 환자의 10%에 지나지 않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된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30대에서 5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며 조기에 고관절의 파괴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 질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무혈성 괴사가 특별한 원인적 요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 동안 많은 연구의 결과 여러 가지 원인적 인자들이 밝혀짐에 따라, 원인적 인자를 전혀 찾을 수 없는 진정한 의미의 특발성 무혈성 괴사는 전체의 10~20% 정도이다.

이 질환의 발생에 밀접한 원인적 인자는 크게 외상성 요인과 비외상성 요인으로 대변된다. 외상성 원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는 대퇴골 경부 골절, 외상성 고관절 탈구, 선천성 고관절 탈구의 치료 합병증, 대퇴 골두 골단 분리의 치료 후유증을 들수 있다.

비외상성 원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는 과다한 음주, 부신피질 호르몬 과다 복용, 잠수병, 혈색소 질환, Gaucher 병, 방사선 조사등이 있으며, 기타 고지혈증, 전신성 홍반성 낭창, Cushing 증후군, 내분비 질환, 장기 이식, 임신, 췌장염, 전이성 악성 종양, 과민반응, 흡연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성인의 대퇴 골두는 많은 부분이 연골로 덮여 있으며 혈액 공급이 대퇴 내회선 동맥의 분지들, 특히 외측 골단 동맥에 주로 의지하며 측부 순환이 적어 이들 동맥의 손상이 있으면 대퇴 골두의 전체적인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체중 부하로 인한 연골하 골의 치밀도 높아 골수 내압 상승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질병의 초기에는 환자는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한다. 질병이 진행하면서 활동에 의해 악화되는 서혜부 동통, 때로 둔부, 대퇴부 혹은 슬관절부의 동통을 호소하게 되며 간혹 파행을 보인다. 병이 더 진행되면 쉴 때에도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동통은 편측에만 또는 양측의 고관절에 나타날 수도 있다.

일부 환자는 초기에 환측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요통과 좌골 신경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오진의 위험이 있으므로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통증의 양상은 점차 증가해 무혈성 괴사가 진행되어 대퇴 골두의 함몰이 일어나게 되면 통증은 갑작스럽게 증가한다. 골두의 함몰이 심한 경우 하지단축 소견을 보인다.

질병 경과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나 환자에 따라서 각기 다르다. 초기에 단순 방사선 소견상 병변이 있으며 증상이 있었던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의 경우는 2년내에 85% 이상 대퇴 골두 함몰을 보여 그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을 알려져 있다.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증의 치료는 정형외과 영역에 있어서 아직까지도 미결과제중의 하나이다. 질병의 자연 경과가 불확실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고 그냥 둘 경우 20%에서 1년 이내에, 75%에서 3년 이내에 대퇴 골두의 붕괴를 초래한다고 보고된다.

치료 방법으로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주기적 방사선 촬영과 함께 병의 자연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 약물 요법, 전자기장 치료 등이 있으며 수술적 방법으로는 크게 관절 보존 치료와 인공관절 치환술이 있다.

치료 방법을 결정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질병의 진행 시기이다. 즉 골두의 함몰이 심하지 않은 시기까지는 원래의 관절을 유지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으나, 함몰이 심하고 더욱이 퇴행성 변화까지 있는 경우에는 인공 관절 치환술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원래의 관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젊은 환자에 있어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은 결코 영구적인 치료법이 아니며 삽입물의 마모, 이완, 골용해 및 그에 따른 재치환술 등의 새로운 문제점들이 계속 대두되고 있다.

그러므로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은 이들 젊은 환자의 골괴사증 치료에 있어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 하며 가급적 조기에 관절 보존 치료로 자기의 관절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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