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등면 청포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5년째 착공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인근 사곡만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됐다.

이 두 곳에 산업단지가 계획대로만 추진된다면 사등면은 산업중심지역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사실 거제의 산업단지 조성은 때늦은 감이 있다.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정치인이나 행정가가 있었다면 30여 년 전에 이미 만들어져야 했을 일이다.

세계적인 조선산업 도시로서의 시너지효과도 있었을 것이고, 주민의 소득수준도 높아져 거제의 경제적 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영부영 하는 사이 통영과 고성은 산업단지를 조성해 거제에 있어야 할 기업체들을 대부분 유치해 버렸다.

지금이라도 사등면 일대에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위치가 과연 미래를 내다본 것인지 의문이 간다. 지금의 계획처럼 완공이 된다면 거제대교를 건너 바로 청포산업단지가 펼쳐지고, 얼마못가 사곡해양플랜트 산업단지로 이어진다. 거제는 그야말로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광경이 될 것이다.

거제대교에서 사곡만까지의 바다는 전형적인 리아스식 자연환경과 가조섬이 있어 여간 아름다운 곳이 아니다. 여기는 산업단지보다는 레저스포츠와 문화가 공존하는 거제의 상징적 관문이 돼야 한다. 그렇다면 산업단지는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은가

중곡동 소오비를 지나 오비·한내·석포까지의 벨트를 만들어 산업단지로 조성한다면 마주한 삼성조선소와 함께 지역 특성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사등면 일대에 두 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이 길은 컨테이너와 대형 화물차가 길을 장악하고 지금도 휴가철이면 주차장에 되는 길이 더 엉망으로 막혀버릴 게 뻔하다.

그러나 오비·한내·석포를 묶은 산업단지에서는 화물을 배로 실어 나를 수 있게 한다면 교통문제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지키는 것이 후손들을 위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할 일이다. 한 번 손댄 자연은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는다. '무엇을 한다'라는 결과론적 업적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미래의 거제를 그려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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