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서 날아온 행복한 교육이야기 - 첸즈화 作

▲ 정환길(41·성포중 교사)
이 책은 대만 사람이 쓴 책이다. 저자는 남편이 핀란드로 발령이 나면서 두 딸과 함께 핀란드로 이주하게 됐다. 아이 둘을 학교에 보내고 전문 칼럼니스트로서 핀란드 잡지에 글을 싣기도 하며 자기 나름의 눈으로 바라본 핀란드 교육의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필치 속에 담아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두어 번 정도 읽었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하루는 저자의 딸이 학교에서 수학 시험을 치렀는데 문제가 생각보다 어렵게 출제돼 점수가 낮게 나왔다며 울상을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 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들어선 딸은 학생들의 점수가 대체로 낮게 나왔기 때문에 수학 시험을 다시 치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다시 시험을 치를 때까지 학생들은 더 열심히 수학 공부를 하게 됐고, 결국 대부분의 학생들이 처음 시험보다 좋은 점수를 받게 됐다. 그러면서 딸이, 자기 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들의 점수가 올라가서 아주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나라였다면 어땠을까? 우리도 시험 문제가 어렵게 출제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낮게 나왔을 때 다시 시험을 치르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모든 학생들의 성취도가 향상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배려해 줄 수 있을까?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알라보는 것인 만큼 굳이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할 필요도 없고, 많은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아도 상관이 없을테니 말이다.

참으로 부러운 핀란드 교육의 한 단면이었다. 더구나 자기만 점수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모든 친구들의 점수가 향상된 것을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공동체 의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핀란드의 교육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키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도 학교도 모두 '교육' 앞에서 지치고 힘들고 괴롭기 그지없다.

나 역시 선생으로서 학부모로서 교육을 생각하면 즐겁기 보다는 마음이 무겁고 머리가 아프다. 언제쯤이면 우리도 이 책처럼 '행복한' 교육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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