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가 난 뒤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9%가 '매우 부족하다'고 답했고, 44.1%는 '다소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를 지수화하면 한국사회의 안전의식은 100점 만점에 겨우 17점이라는 참으로 초라한 성적표다. 이는 7년 전보다 더 후퇴한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 현주소다.

국민들의 안전의식은 위험경고 따위야 무시하는 것이 이미 고질병화 된지도 오래 됐지만, 시설을 시공하는 업자나 관리감독해야 할 공무원들의 적당한 감리도 반드시 고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한순간에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사건도 환풍구 덮개 부실시공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환풍구 덮개 바로 밑에서 전체적인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환풍구 벽에 가로세로로 연결된 십자형 앵글이 용접불량이었다는 것이다.

2011년 2월 광명역에서 부산으로 출발했던 KTX의 탈선사고는 7mm 너트 하나가 풀린 것을 방치했기 때문이었고, 지난 10월에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고속도로 터널공사과정에서 터널 암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락볼트'를 무려 70%나 빼먹고도 정상대금을 청구해 187억여 원을 빼돌린 현장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그렇게 부실시공을 하고도 걸리면 '운이 없다' '재수가 없어서'이고, 사고나 나면 그때야 법 챙기고 규정 따진다고 법석을 떤다. 지금도 안전에 관한 법안 70여개가 국회에 계류 중이라니 우리의 안전의식은 총체적인 낙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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