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칼럼위원

▲ 윤성원 거제불교거사림 2기 학생회장
거제의 산에도 어느덧 단풍이 보인다. 계절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도 다섯 가지 번뇌로 흐려지면 상황을 제대로 비추어 볼 수 없게 된다.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고 잘못된 방향으로 행동하게 하는 시점에 혜총 큰 스님의 시민 대법회를 듣고 다시 나를 돌아본다. 다섯 가지 분노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던 제자가 다시 부처님에게 물었다.

"욕심·분노·어리석음·거만·의심이라는 다섯가지 번뇌를 버려야만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된다 말씀하셨습니다. 또 마음이 흔들리면 집중력을 잃어 건망증이 심해진다고도 하셨습니다. 어떤 나쁜 일이 더 일어납니까?"

부처님은 이해하기 쉽도록 물이 든 항아리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물이 든 항아리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항아리 안에 있는 물을 우리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보라. 항아리의 물, 즉 우리 마음이 욕심 때문에 잔뜩 흐려져 있고 게다가 분노 때문에 부글부글 거품이 일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또 어리석음 때문에 물풀이 빽빽하게 들어차고 거만으로 인한 흥분과 의심이 오물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떤가. 이런 상황에서 물 표면에 얼굴을 비춰보려고 항아리 안을 들여다본다면 과연 그 얼굴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수면에 비친 우리 얼굴에선 본래 색이 사라지고 흙탕물만 보일 것이다. 얼굴 모습도 부글부글 끓어 오른 거품 때문에 알아보기 힘들 것이다. 심지어 물풀이 자라고 오물이 둥둥 떠다닌다면 자신의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항아리처럼 사람의 마음도 다섯 가지 번뇌로 흐려지면 상황을 제대로 비춰 볼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고 잘못된 방향으로 행동하게 될 것이다. 욕심이나 분노 같은 마이너스 감정은 일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게 만든다. 언제나 마음을 침착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다섯 가지 번뇌를 버리라 하신다.

혜총 큰 스님도 각자의 위치에 올바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옥·아귀·축생·인간세상 단계에서 냉정한 마음이 올바른 결단을 이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매일이 결단의 연속이다. 신규 사업에 뛰어들 것인가 말 것인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것인가 말 것인가, 새로운 자금을 투자해 사업을 확대할 것인가 아니면 자금을 거둬들여 사업을 축소할 것인가.

그렇다면 올바른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부처님은 이에 대해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번뇌가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번뇌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결단은 우리 사회를 행복 하게 만들 수도 있고 불행 할 수도 있다. 개인의 판단을 사회 전체를 비유하지 말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소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의견에 개인의 결단이 더 필요하다. 부처님이 전하는 가르침의 기본은 나쁜 결과가 생기는 원인은 모두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고 마음을 흔드는 것을 멀리하라고 강조했다. 소망을 이루겠다고 욕심을 내다보면 번뇌에 사로잡히기도 쉽다. 일단 번뇌에 사로잡히면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늘 욕심으로 인해 생기는 번뇌는 경계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올바른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그러면 이익과 높은 지위도 그 결과로서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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