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칼럼위원

▲ 이상복 옥포 자향한의원장
요즘같이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시대에 예쁘고 멋진 모습을 가꾸기 위해 패션, 화장은 기본이고 각종 성형시술까지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미(美)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해왔지만 인체와 안면의 좌우대칭, 황금비율에 의한 공간 분할과 같은 기본적인 기준은 시대를 뛰어넘는 근본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적용돼 왔습니다.

즉, 이러한 기준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에도 적용되듯이 보다 근원적인 무엇인가가 있는 것들입니다.

이렇게 균형잡힌 얼굴과 몸매를 갖는 것에 대한 욕구는 좀더 본능적인 욕구에서 나오는 것들로, 여러 연구에서도 얼굴의 좌우대칭이나 가슴, 엉덩이의 대칭과 크기 등이 배우자의 선택, 임신의 확률과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들이 나오는데요, 좌우 대칭의 문제는 이러한 미적, 본능적인 작용 외에도 몸 건강의 기준이 됩니다. 반대로 보자면 균형잡힌 몸과 얼굴이 건강의 척도라서 이성적으로 더 끌리는 이유겠죠.

한의원에도 많이 문의해 오는 내용 중 얼굴이 비대칭인데 교정이 가능하나, 척추가 휘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다리길이가 다르고 골반이 틀어진 거 같아서 문제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렇듯 단순한 성형과 미용의 측면을 넘어서 건강을 위해 균형잡힌 몸매와 대칭되는 체형을 갖고 싶어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요구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시술들이 많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한의원에서만 보더라도 매선이나 정안침(미소안면침)을 이용한 얼굴 리프팅, 좌우 비대칭 교정, 체형 교정침, 운동요법과 오늘 살펴볼 추나-척추교정이 있습니다.

추나(推拿)는 말그대로 풀이하면 '밀고 당긴다'는 뜻으로 손을 이용해서 힘의 강약과 방향을 조절해 여러가지 목적의 치료를 하는 시술로 한의학의 최고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치료기법입니다.

원래의 추나에는 요즘의 안마나 도인(導引) 등 여러 기술이 넓게 포함되어 있었지만, 현재에는 주로 척추와 관절을 바로 잡고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 구조를 바로 잡고 부가된 기능을 회복시키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추나 역시 오래된 역사만큼 교정하는 부위와 도구·기술들이 매우 다양하게 발달돼 있는데 일단 개략적인 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추나는 간단히 말해 관절과 뼈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치료입니다. 주로 척추 추간판 질환(디스크)·측만증·전방전위증·일자허리·일자목(거북목)·골반의 틀어짐·다리길이의 차이·어깨처짐 등의 증상으로 많이 내원하는데 이렇게 뼈의 위치가 틀어지거나 관절의 아탈구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추나요법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왜 이런 틀어지는 현상이 생겼는가에 주목해야 하는데 뼈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물은 아니므로 사고와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뼈에 부착된 근육과 뼈와 뼈를 이어주고 잡아주는 인대 등에 의해서만 위치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뼈의 위치만 바로 잡아준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약화된 인대를 강화해야만 추나를 통해 뼈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더라도 그 정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뼈의 위치와 틀어짐의 문제는 근원이 근육과 인대에 있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근육과 인대에 문제가 왜 생기느냐 하면 보통 생활의 습관이나 자세문제·운동·노동과 급작스러운 사고로 인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교정을 하고 근육과 인대를 치료한다고 해도 생활에서의 불량한 자세와 습관은 우리 몸을 교정 전의 상태로 다시 되돌려 놓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또 추나를 단순히 '뼈를 맞춘다'는 개념으로 한 번 교정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주 단순하고 오래되지 않은 관절 탈구는 바로 끼워 맞춰놓고 적당한 보존과 치료를 해주면 단기간에 치료가 되겠지만 대부분 아주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인 원인이 작용해서 뼈가 틀어진 것들이라 일회적인 치료로는 회복이 어렵습니다. 치료기간을 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반복적이고 주기적으로 추나를 실시해서 차츰 정상으로 회복시켜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추나만으로 모든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추나 만능주의'도 문제인데, 근육과 인대의 문제는 침과 뜸·부항과 같은 치료법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아 전문가의 도움으로 적절한 방법을 배합해서 효율적으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나교정치료로는 보통 근육통·관절통·척추관절질환과 같은 근골격계의 치료 효과만 주로 알려져 있는데 교정을 통해 체형이 안정되고 균형이 맞춰지면 호흡이 안정되고 소화불량이나 수면문제·신경적인 예민함·만성 피로·전신 순환·체중감소와 같이 다른 전신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니 추나치료로 몸의 균형과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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