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兄의 청춘고함 - 김태웅 作

▲ 이수미(37·삼룡초학부모)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 코 앞에 성큼 다가왔다. 나에게 책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살내음 풍기는 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보는 듯 한 설레임이지만 결혼을 하고 육아에 직장생활도 하다 보니 독서를 즐기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늘 독서에 목이 말라있었던 터에 이번 추석날 친정에서 올케언니의 화장대 위에 놓인 '김兄의 청춘고함' 이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표지 한 켠에서 한 중년의 남자가 고함을 치고 있다.

"돌아보지마! 포기하지마! 늦어도 괜찮아!" 그 아래쪽을 보니 "인생을 도전으로 튜닝한 독한 놈, 드문 놈, 별난 놈의 세상이야기"라는 짧은 글이 눈에 띄었다. 배움의 때를 아깝게 놓친 동양문고 CEO 김태웅의 독특한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 그리고 인생이야기. 이 책이 내 눈에 띈 것은 필히 어떤 이유가 있으리라.

중졸 학력으로 가족에게도 감추고 살던 그는 50이 넘은 나이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했다. 심지어 출판사 사장직에 있으면서 6년에 걸쳐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고 지금 또 다른 배움을 계획하고 있다. 배움에는 시기와 나이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비록 생각은 그러할지언정 그것을 실천에 옮기며 사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봇물터지듯 쏟아지는 정보의 바다속에 사는 우리는 이제 평생을 배워도 부족할 듯하다. '죽을 만큼 최선을 다 해 본적이 있는지를….

말할 수 없다면 너의 노력은 그냥 평범한 수준인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또한 평범할 것이다'저자의 이 한마디. 나 자신은 그런 적이 있었나?하며 지나온 시간들을 하나하나 되새김질 해봄과 더불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출판사 창고임시직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 무거운 책을 지고 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그것을 힘든 일이라 생각지 않고 돈 버는 운동을 한다며 즐겼던 김형. 목표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 시대의 청춘들.

시도조차하기도 전에 좌절하기도 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실패만 거듭하기도 하기도하며 힘에 겨워 어깨가 축 늘어진 그 청춘들에게 자신의 치열한 청춘이야기를 통해 김형은 희망의 고함을 질러주며 응원해준다.

내가 재미있어 하면 그것은 일이 아니라 놀이가 된다고 하는 말은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듯한 말인데 유독 가슴에 와 닿았다. 이처럼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은 내가슴속에 꼭꼭 묻어두었다가 두고두고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다.

책장은 설렁설렁 잘도 넘어가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 되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어졌고 꿈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과정에 남의 시선이라던지 내 나이쯤은 뭐 어때!라는 마음이 들었다.

얼마전 초등학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이 아파트 도서관에서 사자성어 수업을 듣고 와서는 내게 말해주던 사자성어가 문득 생각났다.

磨斧作針(마부작침).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제부터 아이들과 함께 각자 꿈을 향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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