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이하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수학B를 제외하고는 모든 영역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성적이 높았다. 그리고 사립학교가 국공립학교보다 다소 높았고, 지역별로는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 지역 순으로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경남지역 학생들의 수능성적은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일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국어 A형 12위 △국어 B형 16위 △수학 A형 10위 △수학 B형 14위 △영어 A형과 B형 15위 △수능 1·2등급 비율도 전국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표준점수 평균 상위 30위 이상 시·군·구를 분석하면 거창군이 서울 강남구·서초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만 눈에 띈다. 거창군 외에 함양군과 고성군도 10위권에 이름이 올라 있다. 함양군은 표준점수 평균에서 △국어A 4위 △국어B 7위를, 고성군은 △수학A 3위 △영어A 5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거제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인구가 겨우 5만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학문에 대해서는 견줄 곳이 없다'는 '문불여 장성(文不如 長城)'을 외치며 전국 최상위권으로 부상되는 장성군을 눈여겨 봐야 한다.

표준점수 평균 상위 30개 시·군·구 가운데 전남 장성군이 전체 6개 영역 중에서 5개 영역에서 톱3에 포함됐다. 국어A의 경우에는 경남 거창군을 제치고 1위를 했다. 이게 어쩌다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고 수능성적이 공개된 2005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20위권 시·군·구에 포함되는 등 최상위 성적을 유지해오고 있으니 전국의 지자체들이 그 비결을 벤치마킹 하기 바쁘다.

장성군은 '내 고장학교 보내기 운동'을 전개한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군세가 약하고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 없어 자녀들 교육을 위해 장성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세운 것이 '당신들 자녀들 고등학교까지는 장성이 책임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라는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교육에 예산을 투자했다.

2004년만 하더라도 총 예산 1655억원 가운데 교육비로 8억9700만원 배정했는데 총 예산대비 0.54%로 타 지역의 경우 0.1% 정도에 비하면 과감한 투자다. 콩나물 독에 물을 주면 아래 있는 구멍으로 그 물이 하릴없이 새 나가는 것 같지만, 흐르는 시간과 더불어 콩나물은 조금씩 자라게 되는 것처럼 교육에 투자되는 돈이 지금 당장 보기에는 소비성예산 같지만 먼 장래로 보면 이만큼 확실하고 좋은 투자는 없다.

장성군은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장성장학회'를 설립하고 그동안 학업성적이 우수하면서도 생활형편이 어려운 중·고·대학생 1285명에게 13억60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학생을 둔 학부모라면 교육문제 만큼은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특히 거제는 직장을 따라 전국 경향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초등학교까지는 부모가 데리고 있으면 되지만 중·고등학생이 되면 그때부터는 고민이 크다. 교육을 위해 아이를 도시로 보내고 주말부부가 돼야 하는 딱한 처지가 되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면 잘하는 대로 받아줄 학교가 있어야 하고,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는 그 아이대로 전문적인 교육을 시켜줄 학교가 있어야 한다. 모두가 평준화된 교육이 아니라 그 아이의 능력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

흔히 잘산다고 말하는 거제에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도 하나 없다. 기숙형고등학교도 없고, 그렇다고 전국 상위권에 들 수 있는 일반고등학교도 없다. 뛰어난 학교 하나만 있으면 시너지효과를 가져와 상생과 공존을 하게 된다. 거창의 경우 거창고등학교로 인해 대성고등학교, 거창여고가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거제의 미래는 교육이다. 양대 조선소의 발전은 종사원들의 가정적 안정이 우선이고 그 안정의 첫 번째가 교육이다. 거제시와 양대 조선소의 고민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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