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환길(41·성포중 교사)
얼마 전 수업자료로 아이들에게 아이티공화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다는 진흙쿠키와 관련된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대체로 '불쌍하다, 슬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서 영상을 활자로 표현한 짧은 글 한 편을 같이 읽고 바탕글의 내용을 살펴봤다.

"아이티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진흙을 햇볕에 말려 먹는다는데, 우리는 그래도 먹는 것만큼은 풍족하니 대한민국에서 사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겠니?"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우리가 아이티 사람들을 보며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에 위안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살기 좋은 나라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이 그리 마음 편하지만은 않다.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는 스웨덴에서 25년 동안 살고 있는 한 한국인 대학교수가 쓴 책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문구로 요약되는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여러 정치인들에 의해 이룩된 것이다. '스웨덴의 아버지'라 불리는 타게 에를란데르가 그랬다. 대화와 상생의 정치로 스웨덴에서 파업을 사라지게 했으며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게 했다.

또한 전 국민 의료보험, 4주 휴가제, 전 국민 국민연금 지급, 9년 무상교육, 100만호 주택건설 등 국민을 위한 복지 제도를 차례로 정비했다. 그래서 그가 완성한 스웨덴식 복지를 흔히 '국민의 집'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웨덴 정치인들의 의식이었다. 그들은 아무런 특권의식 없이 오직 국민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희생·헌신의 마음으로 정치인으로서의 힘든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되면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임기 후에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정치인들이 30%나 된다니 그 노동의 강도를 짐작하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러한 정치인들을 둔 스웨덴 국민들이 참 부러웠다.

우리나라의 정치인들도 스웨덴 정치인들처럼 특권의식을 버리고 지역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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