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이어져 있다 - 일본아동문학자협회 作

우연히 반납된 책들 주변을 기웃거리다 눈에 띄는 표지 하나를 발견하고 호기심이 일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푸른 하늘과 그 하늘을 바라보는 한 소녀의 뒷모습이 왠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늘은 이어져 있다'는 제목을 보고 직감적으로 슬픈 동화스럽다는 생각에 선뜻 책을 집어 들었다.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신비로운 예감에 사로잡혀 책장을 펼쳐보니 전쟁아동문학 작품집이라니.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주제라는 생각과 함께 가볍게 읽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내 호기심을 가득 채울 만한 이야기들이 지루하지 않게 단편으로 엮어져 있었다.

아시아 · 태평양전쟁, 베트남전쟁, 코소보 분쟁,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공간의 전쟁 이야기와 평화를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상상치 못한 다양한 시선이 가장 놀라웠다. 소녀, 소년, 청년, 할아버지, 산타클로스, 개에 이르기까지. 11개의 단편들을 읽는 내내 신선함과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누구도 그 상황에 당사자가 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슬픔, 특히나 전쟁은 상상 그 이상의 고통일 것이 분명하다. 사실 나 역시 겪어보지 못해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기껏해야 책에서 읽거나 영상을 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일본인들 스스로 생각하는 전쟁이야기는 조금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항상 우린 피해자였기에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일본에게만큼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이 많은 민족이라 일본은 아직 존재 자체만으로도 불편하고 증오스럽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생각이 조금 변하게 된 것 같다. 그들도 어쩌면 태어난 땅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받아들여야 하면서도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생각들로 괴로워하였기에 이런 '전쟁아동문학 작품집'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자라나는 후손들은 전쟁의 참모습을 미리 알고 현명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 아닐까?

어차피 지나간 역사는 바꿀 수 없고 우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다.

인류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해 물려주는 것 또한 큰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욕망을 위한 전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어떤 이유에서건 합당한 전쟁은 없을 테니까. 무력을 위한 무기 개발보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날을 꿈꾸며 글을 마친다.

김혜연(31ㆍ아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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