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作

김지현 대학생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이다.'

어째서 부모는 어리고 자식은 늙었다고 말한 것일까. 17살에 사고로 아이를 가지게 되어 결혼하게 된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름이. 주인공인 아름이에게 생긴 병, 그것은 '조로증'이라고 하는 남들보다 배로 빨리 늙는 병이었다.  

아름이의 엄마, 미라는 17살에 사고를 친 미혼모다.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아기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을 뿐더러 우리나라에선 아직 부모님의 보호아래 살 나이이다. 아직 학생, 성인도 아닌 그들이 부모가 되어 한 생명을 낳고 키우고 보살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미라 또한 그랬다. 아기가 생겼다는 사실 뒤에는 기뻐하는 자신과 축하해주는 가족들 대신 낳기를 망설이는 자신과 한숨과 야단의 연속인 가족들이 있었다. 미라는 '미혼모'가 아니라 그냥 이 세상 어디에나 있는, 아기의 눈짓하나에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고 몸짓하나에 걱정되어 밤을 새는 그런 '엄마'였다.  

부모님의 사랑은 끝이 없다. 언제나 알고 있었던 일이지만 책을 읽으며 '헌신적'이라는 단어를 하염없이 느끼게 된다. 과일도 예쁜 과일만 골라먹던 미라가 조로증에 걸려 80세 노인과 같은 자식을 사랑할 수 있을까.

미라의 행동은 이러한 우문에 현답을 내려준다. 미라는 오히려 3살부터 17살까지 14년을 아파왔고 그 아픔을 견뎌낸 속 깊은 제 자식을 세상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한다. 가장 어린 부모이지만 자식을 향한 사랑만큼은 어디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다.

아름이가 물었다.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그리고 아름이가 대답했다.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 어릴 적 자신의 기억은 희미하다 못해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를 낳아서 그 아이를 통해 자기가 보지 못한 자신을 다시 보는 것이다. 부모가 됨으로써 한 번 더 자식이 되어보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

세상 가장 위대한 사람. 누구보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 부모님의 존재에 감사하게 되고 다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이 책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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