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지방선거 이후 지금까지 거제에서는 비례대표가 아닌 선거를 통해 기초의회에 진출한 여성은 한명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가선거구의 신금자 후보와 나선거구의 박명옥 후보, 다선거구의 송미량 후보가 지역구 여성의원으로 당당하게 당선되었다. 여기에 새누리당 김복희씨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최양희 씨가 비례대표로 의회에 합류하면서 거제시는 16명의 의회의원 가운데 무려 5명의 여성의원이 포진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거제시는 여성의원 비중이 높아진 만큼 여성권익 신장, 각종 복지 정책 확대 등의 의정 추진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이번 선거에 여성의원의 진출은 어떤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는가?

첫째, 신금자 의원은 가장 치열하게 맞붙은 가선거구에서 1위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며, 박명옥 의원과 송미량 의원은 현역의원을 제치고 새누리당인 아닌 새정치민주연합과 노동당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당보다는 인물 중심의 선거로 변해가고 있다는 거제 정치의 판도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둘째, 리더십의 변화다.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가 더욱 확대돼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이하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지위는 전보다 달라졌으나 그래도 아직까지 부족한 실정이다. 과거 개발시대에는 공격적 리더십이 요구됐다면 21세기 평화와 화해를 이끌어내고 사회통합이 화두인 이 시대에는 모성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여성의 섬세함과 정교한 일처리가 바로 양질의 소프트웨어가 되어 사회·문화적 콘텐츠의 질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났듯이 유권자의 요구는 분명하다. 지금까지는 경쟁·효율·이윤·개발의 가치 속에 함몰되어 있었던 정치이념을 이제는 돌봄·배려·생명·안전의 가치인 생활중심의 정치 패러다임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고 볼 수 있다.

덧붙여, 이제부터는 여성의 시의회 진출을 넘어 도의회, 국회뿐 아니라 기초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여성 지도자가 나올 수 있도록 폭 넓은 커리어를 쌓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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