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면은 건강에 두루두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임신한 여성의 경우 수면의 양과 질이 더욱 중요하다. 임신부의 잠이 부족하면 태아의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후기 여성의 수면은 태어난 아기가 성인이 된 후 나타나는 건강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연구팀이 쥐 실험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혔다. 잠이 부족한 임신후기 어미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는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성장한 뒤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길 위험도가 높았던 것이다.

연구팀은 사람의 임신후기에 해당하는 어미 쥐들을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쥐들이 잠을 자는 동안 2분에 한 번씩 브러시를 이용해 그들의 우리를 건드리는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해 잠을 방해한 것이다.

반면 대조군에 속한 쥐들은 전혀 잠을 방해받지 않았다. 그리고 이 어미 쥐들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들의 체중을 측정한 결과, 두 그룹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 모두 동일한 체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대학의 소아과 교수 데이비드 고잘 교수는 "젖을 떼기 시작한 후 몇 주간은 모든 새끼 쥐들의 상태가 정상인 것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16~18주가 지나면서부터는 수면이 부족했던 어미에게서 태어난 쥐들이 점점 더 많이 먹는 경향을 보이면서 체중이 불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24주가 지난 뒤에는 수면이 부족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쥐들이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체중이 10% 더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 이 쥐들은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위험도도 높았다. 지질단백질이나 나쁜 콜레스테롤(LDL)의 수치가 급격히 상승해 나쁜 지방의 양도 늘어났다.

고잘 교수는 "이번 발견이 무서운 이유는 수면이 부족한 어미 쥐에서 태어난 새끼 쥐는 이미 신진대사장애와 제2형 당뇨병의 위험도가 높을 뿐 아니라 이 유전적 위험이 그 다음 세대에 또 다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수면 장애는 임신 마지막 3개월 동안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임신부의 분절된 수면은 태아의 향후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 요인인 만큼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저널(journal Diabetes)'에 게재됐고, 미국 과학뉴스 사이언스 월드 리포트가 보도했다.  <자료제공:코메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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