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선주감독관 부인 레니 우드포드씨, 영어교사 봉사

▲ 대우조선해양에 해상원유생산공장인 '아그바미 FPSO'를 발주한 셰브론사 선주감독관 부인인 레니 우드포드씨.

할머니 영어 선생님과의 즐거운 영어수업.

2백여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작고 아담한 연초중학교 교정. 칠순의 나이인 파란 눈의 외국인 할머니가 등장하면 학생들이 그녀를 맞는다. 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외국 할머니 영어선생님은 레니 우드포드씨(Lenni Woodford·미국·69).

레니 할머니는 대우조선해양에 1조2천억원짜리 세계 최대 해상 원유 생산공장인 ‘아그바미 FPSO’를 발주한 세브론사 선주감독관 도날드 우드포드(Donald Woodford)씨의 아내로 매주 3일(월·수·금요일) 동안 어김없이 연초중학교를 찾아 손자뻘인 학생들과 영어수업을 한다.

내년이면 칠순을 맞지만 레니 할머니의 수업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에너지가 ‘팡팡’ 넘친다. 그녀도 5명의 자녀를 둘 만큼 아이사랑이 큰 데다 하나 둘 영어를 깨우치는 손자뻘 제자들의 눈빛이 힘든 걸 잊게 하기 때문.

레니 할머니는 외국인 선주 선급 감독관이 많이 거주하는 ‘옥포 외국인 모임’에서도 든든한 맏언니로 통한다.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를 돌보는 베이비시터에서 옥포1동 동사무소 직원들의 영어 선생님까지 봉사활동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녀는 지난해 외국인 부인들의 여가 선용 장소를 제공한 것으로 옥포1동 동사무소 직원과 첫 인연을 맺어 이곳 직원들의 영어선생님도 하고 있다. 레니 할머니의 봉사활동은 동사무소 직원들이 상주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로 열매를 맺기도 했다.

연초중학교 영어 선생님도 옥포1동 동사무소 직원의 연결로 이뤄졌다. 이 학교에서 학생들은 방학이면 미국 자매결연 학교에 어학연수를 떠나는데, 예비학교 형태의 영어 수업이 필요한 처지였다.

▲ 레니 우드포드씨가 지난 16일 연초중학교에서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레니 할머니는 손자 손녀를 대하듯 우리들이 이해하기 쉽게 천천히 말해주고 설명을 해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말한다.

레니 할머니는 “아이들의 맑은 눈빛에서 에너지를 얻는다”며 “봉사가 아니라 이 일로 인해 내가 젊어지는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만나는 것이 큰 보람이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레니 할머니, 그녀에게 칠순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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