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량 해전공원을 생각해 본다
칠천량 해전공원을 생각해 본다
  • 거제신문
  • 승인 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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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일 자유기고가

▲ 김무일 자유기고가
'임진왜란 시 조선수군이 패배한 칠천량에 해전공원을 조성, 관광객과 청소년들에게 정신교육의 장을 제공하면 나라사랑의 정신을 고취할 것으로 기대 된다'며 건평 913㎡에 총사업비 85억 원을 투입한 칠천량해전공원이 조성되었다. 거기에 '통제사 원균이 선조의 명에 따라 불리한 가운데 출전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배경'이라는 구절이 눈에 띈다. 임진란 7년 전쟁 중 유일하게 조선수군이 패한 칠천량해전에서 나라사랑을 할 만한 교훈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통제사 이순신을 원균으로 교체하고 한 달도 되지 않아 원균의 승전보가 조정에 도착한다. 즉, 3월 9일 거제도 앞바다에서 왜선 3척을 깨트리고 47명을 수급했다는 보고인데, 다음날 경상우병사 김응서의 장계에는 원균이 벤 왜적은 벌목하려 갔던 왜인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원균이 제안한 '수군단독작전'을 실천하라는 조정의 지시에 대하여 '육군 30만이 지원하는 수륙합동작전'만 주장하다가 도원수 권율의 강력한 독촉을 여러 번 받고서야 비로소 출전한다.

7월4일 원균은 한산도를 출발, 저녁에 칠천도에 도착하여 밤을 지내고, 다음날 부산 절영도 외항까지 진출했으나 심한 풍랑과 며칠 동안 계속 노를 젓느라 지쳐 탓에 전선 7척이 가덕도 근해로 떠내려가 왜군에게 나포된다.

7월9일 다시 부산포로 출전했으나 조선함대의 이동을 감지한 왜군의 공격으로 조선전선 20척을 잃고 움직이지 않자 7월 11일 권율은 사천곤양으로 원균을 호출하여 곤장을 치면서 출전을 독려한다.

7월14일 원균은 다시 부산포로 출전한다. 왜군은 접전을 피하고 치고 빠지는 교란작전으로 우리 수군을 피곤하게 만들었고, 풍랑까지 일어 간신히 가덕도에 상륙했으나 장병 400여 명이 왜군의 공격을 받고 피살된다.

칠천량에서 정박 대기하던 7월16일 새벽, 왜군의 야간 기습으로 장병 1만여 명이 전사하고 130여 척의 전선을 잃는 대참패를 당한다. 경상우수사 배설은 칠천량은 협소하니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할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찌감치 전선 12척을 이끌고 도주한다. 역설적이지만 이때 탈출한 12척이 뒷날 명량해전에서 크게 기여한다.

칠천량 패전 일주일이 지난 7월 22일 어전회의에서 대신들이 원균의 함대 지휘능력 부재를 질타하는 데도 선조는 '이번 일은 도원수가 독촉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로 발뺌하기에 급급하면서 전후(戰後)공신 심사 때 이순신ㆍ권율ㆍ원균을 1등 공신으로 선조 자신이 지목하여 결정한 것을 보면 최고 통치자로서의 가장(假裝)이 지나치다 하겠다.

이순신을 내치고 원균을 썼다가 수군을 망친 자신의 실수 때문에 원균을 감싸고돌았고, 거기에 이순신이 백성들은 물론 명나라로부터 인정받자 자신의 왕좌(王座)를 위협하는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다.

'통제사 원균이 선조의 명에 따라 불리한 가운데 출전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주장은 왜군 14만여 명에 전선 1천여 척인데 반해 조선수군은 1만여 명에 전선 140여 척으로 중과부족인데도 육군의 지원 없이 도원수가 곤장까지 치면서 출전을 강요했기 때문에 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진년에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전선 85척(포작선 포함)으로 500여 척의 왜군과 싸워 옥포, 사천, 당포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동의하기 어렵다. 그리고 왜군전선이 1천여 척이라 하지만 칠천량은 해역이 좁아 몇 백 척 밖에는 기동할 공간이 없고, 최전선에서 아군과 적군이 대적할 수 있는 전선이래야 몇 십 척에 불과하다.

전술적인 면에서도 이순신은 병사들이 피곤하지 않도록 전진과 휴식을 적절히 활용하여 부산 앞바다까지 나가는데 며칠 걸렸지만, 원균은 한산도에서 출발한 당일로 부산 절영도 앞까지 나갔다가 되돌아오고 있다. 이렇게 주야로 쉴 새 없이 노를 저어 피곤이 극에 달하다 보니 전투력이 떨어졌다. 결론적으로 원균의 전술부재가 패전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칠천량해전에서 나라사랑을 할 만한 기록은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도 칠천량 공원에서 이순신 일대기, 거북선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행사를 연중 운영해 볼거리와 함께 관광객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땅히 이런 행사는 옥포대첩 공원에서 가져야 하며, 칠천량해전이 미화되거나 성역화 되어서는 안 되며, 다만 쓰라린 패전의 역사 현장으로만 남는 것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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