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NGO, 산전마을 벽화 그리기 완료…힘들지만 나머지 두 마을도 마무리 계획
산달분교는, 캐나다 캠프장으로…거제의 아름다움을 세계로 전파

수려한 경관을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굴 생산지로 유명한 거제면 법동리 산달도. 하지만 거제시의 주요관광지에서는 외면돼 온 섬이다.

그런 산달도가 확 달라지고 있다. 아름다운 섬 만들기를 주제로 하는 산달도 프로젝트와 버려져 있던 폐교가 캐나다 캠프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산달도는 법동리 선착장에서 산달페리를 타면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통행료도 외지인은 왕복 3000원으로 산달도에서 볼 수 있는 경치에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산달도의 마을은 총 3개로 산전, 실리, 산후 마을이 있다. 벽화마을이 조성된 산전마을에는 약 50여 가구가 살고 있으며 주민 대부분 65세 이상의 고령자이다. 이들은 굴 양식을 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

이곳의 변화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새로운 섬으로 탈바꿈 하려는 이들이 나타났고 주인공은 'GIVU'와 '대니 허'다. 

산달도 프로젝트, 낙후된 섬을 벽화마을로

'Great I Valuable U '위대한 나와 가치 있는 너'라는 뜻인 이 단체는 안산의 꿈의 교회를 다니는 김희범 씨를 필두로 만들어진 청년 NGO단체다. 이 단체는 1탄 프로젝트 '관악산 등산하기'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기부를 해왔다.

산달도는 그 4번째 프로젝트로 '아름다운 섬 만들기'다. 1인당 1만원이라는 작은 기부로 시작된 산달도 프로젝트는 낙후돼있던 섬을 벽화마을로 바꿨다.

이 단체는 "3곳 중 산전마을이 가장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라 이곳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취재한 결과 실리마을과 산후마을에는 일부에만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산전마을은 색이 바래보이는 건물들은 대부분 페인트로 색색이 칠해져 있었다.

김희범 씨는 "전에 교회에서 청년들과 함께 산달도로 봉사를 간적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벽화봉사였다. 그때는 시간이 모자라 많은 곳을 할 수 없었고 돌아온 후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을 모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산달도 내의 인력이 부족해 굴양식을 해도 외부 유통업체들이 가져가다 보니 관광객이 좀 더 늘어나면 소매로 팔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관광지화를 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예산이 부족해 잠시 중단했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여건이 된다면 마무리 하고 싶다"고 밝혔다.

후원으로만 진행되던 벽화마을 프로젝트에 매주 서울과 거제도를 왔다갔다 하는 경비에 식비·페인트비까지 예산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중단된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처음부터 없이 간다고 생각했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들어가는 돈이 많았고 후원으로만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어려웠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주민들이 도와주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이었던 주민들이 점점 그들에게 마음을 열면서 밥을 해주거나 오히려 만원을 손에 쥐어주는 등 적극적인 주민들로 바뀌었다. 이에 그들은 힘들었지만 더 힘을 낼수 있었다고 한다.

벽화마을 프로젝트는 단지 돈으로만 후원을 받은 것이 아니다. 인적 후원도 많이 받았다. 돈과 함께 직접 찾아와 페인트 칠을 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섬을 만든 것이다.

블루시티라는 슬로건을 내새운 거제시와 함께 색을 파란색으로 칠해 놓은 산전마을을 보면 전보다 한층 젊어진 섬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삭막했던 한 섬이 젊은이의 노력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폐교서 캐나다 학생들에 한국문화 전수

벽화마을과는 별도로 산달도를 바꾸려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대니 허.

캐나다에서 20년 동안 살았다는 허씨는 "캐나다에서 놀러온 아이들이 쉴 곳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이 아쉬웠다"며 "캐나다 생활을 접고 산달도에 캐나다 캠프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리모델링 중인 캠프를 보여주면서 "캐나다학생들이 이곳에서 한국의 문화를 배우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자랑했다.

고현에 있는 캐나다 어학원을 운영하는 허 씨는 사비로 이 폐교를 바꾸기 시작했다. 버려진 학교가 그냥 방치되는 것이 아쉬워 자신의 꿈이었던 캐나다 캠프를 만들었다.

그는 "거제초등학교 산달분교장이었던 이곳이 2003년 폐교가 되면서 이곳은 쓰레기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곳을 어떻게 하면 이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거제 교육청에서 건물을 임대받아 리모델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하다보니 돈도 많이 들긴 하지만 그는 바뀌어가는 폐교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의 소망은 거제시민들과 외국 학생들이 산달도를 더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는 것이다.

그동안 버려졌던 폐교도 소중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교무실을 복원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숙소와 화장실, 식당까지 마련했다.

허씨는 "거제시민들도 많이 이용했으면 한다. 만약 결혼식을 작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무료로 빌려줄 의향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산달도에는 산달도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연륙교 착공을 축하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2018년 산달도 연륙교가 생기면 주민들의 생활이 개선되며 많은 관광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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