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맨 - 맥스 베리 作

▲김현정 대학생
만약 당신이 한쪽 다리를 잃는다면, 당신은 생활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여기 한 쪽 다리를 잃고 자신의 몸을 기계로 만들어버린 엽기적인 남자가 있다.

주인공 찰리 뉴먼 박사는 '더 나은 미래 주식회사'의 공학자로 거의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인물이지만 생활모습은 우리와 같이 평범하다. 휴대폰을 찾다가 연구실 분광기에 한 쪽 다리가 잘려나간 찰리, 보통 사람이라면 절망하거나 슬픔에 잠겨있을 상황에 그는 오히려 멀쩡한 다리를 마저 자르고 두 다리 모두 인공다리로 만들어버리면서 그는 점점 기계화 되어간다.

이처럼 비극적이고 무서운 러브스토리가 또 있을까. 이 책은 러브스토리를 넘어 현실을 맹렬히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찰리가 나머지 다리를 자른 이유는 '기능이 좋은 인공다리가 더 좋다'는 점 때문이다. 편리함에 대한 욕망, 또 그것을 이용해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려는 회사의 모습은 현재의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편리하고 유용해진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더 나은 것을 계속 갈구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서로 경쟁하며 더 나은 기술들을 개발하기에 급급하다.

찰리가 착용한 의족처럼 인간에게 꼭 필요한 기술들이 있지만, '더 나은 미래 주식회사'가 찰리를 회사의 '재산'으로 만들어 버린 것처럼,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는 배제 한 채 오직 '경제적 이윤'에만 눈이 멀어 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경제적 이윤창출의 근원지가 돼버렸다.

찰리는 우리 개인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주는 인물이다. 의지보조기 기사인 롤라를 만나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 나갈 때, 그는 이 행복과 지금의 삶이 조금 불편한 몸 보다 더 값진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인간의 윤리를 무시하고 경제적 이윤을 위한 무차별적인 과학기술의 도용은 언젠가 우리의 모습도 빈 깡통만 남은 로봇으로 만들어 버릴 지도 모른다.

과학기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과잉경쟁으로 인해 사람보다 기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우리의 삶의 일부가 아닌 우리가 기술의 일부가 되어가는 지에 대한 생각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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