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칼럼위원

▲ 윤성원 거제불교거사림 2기 학생회장
돌아보면 인생에서 많이 먼 길을 걸어왔다. 신정과 구정을 무수히 보내는 동안 자연의 변화 속에서 희망과 좌절, 기쁨과 슬픔, 땀과 외로움 속에서 걷고 걷다가 어느새 나이가 들었다.

우리들은 지천명(知天命)이니 이순(耳順)이니 하며 삶의 연륜에 걸맞게 나이를 구분해 말하지만 여전히 삶은 어렴풋하기만 하다. 지나온 시간은 만족할 수 없고 주위에 삶은 너무나 아름다움 속에 나만 만족을 알 수가 없다. 지나온 것은 아쉬운 마음. 벌써 2월이 지나가는 새해에도 아쉬움만 표현하고 실천하지 않을 것인가. 부처님은 걸어온 길, 걸어갈 길도 없다 하신다.

젊은 시절에는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뜨거운 열정이 있어 재수도 하고 반항도 하며 그렇게 삶을 하나씩 알아가려니 했다. 걸어온 길이 많으면 작은 길보다 올바른 길이 좋은 길이 될 것이다.

우리는 길을 걸어가면서 흐르는 강물처럼 저절로 삶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지혜가 쌓이며 작은 가슴도 넓어지는 줄 착각한다. 주위의 도전을 무시하며 자기의 길이 혼합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지금 삶이 불확실하다는 것 외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들면 흰머리가 늘어나고 가끔씩 뒤를 돌아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내 생각과는 다르며 남의 생각을 인정하지 못하는 아집과 편협함이 지금도 내 안에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나를 해치는 사람은 남이 아니라 미움과 탐욕 그리고 원망의 감정들을 내려놓지 못하는 바로 내 자신임을 깨닫는다.

이제 걸어온 길에서 개인의 탐욕을 버리고 우리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긍정·부정 모두 다 수용하고 배려하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세치 혀 위에서 아름답게 춤추던 사랑이라는 말도 막상 냉혹한 현실의 이해관계 앞에서는 다 바람처럼 스쳐가는 한낱 허망한 꿈에 지나지 않는 내 존재의 가벼움도 본다.

그것은 삶의 서글픔이고 영혼의 상처이며 아픈 고통이다. 이제 우리는 좋은 길을 걸어가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살려면 꽃처럼 살면 되고 아름다운 꽃 자체를 감상하고 가지에 있는 아픔은 잊고 가자. 세상을 편안하게 살려면 바람처럼 살아가자. 꽃이란 자신을 자랑하지도 사회를 미워하지도 않으며 바람은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험한 산도 쉽게 오른다.

바람도 길이 있다. 작은 바람은 큰바람에 순응하며 자신이 작다고 생각하며 큰바람에 순응 할 뿐이다. 우리도 바람의 순응처럼 작은 뜻은 큰 뜻에 순응하고 큰 뜻은 작은 것과 함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이제 걸어 갈 길에 후회하지 말자. 사람들은 '그때'라며 지나버린 것에 후회스런 말을 자주한다.

학교 다닐 그때 잘했다면, 부모님 모시고 있을 때 잘했다면, 그때 행동을 참았더라면, 그때 잘했더라면, 그때 알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바로 그때가 이 길이요 이 시간일 것이다. 시간은 더 하기를 할수록 삶은 자꾸 빼기를 하고. 욕심이 더하기를 할수록 행복은 자꾸 빼기를 한다.

개인의 생각으로 잘했다 하는 사람은 더하기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빼기를 잘하는 사람이고 좋은 길을 걷는 사람은 벌기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 나눠주기도 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제 다시 길을 걸어가자. 항상 우리가 걸어가는 길은 힘들다 한다.

잘된 사람은 힘들어도 견디며 걸어가지만 결실이 없는 사람은 힘들면 중단한다. 원인은 한 가지 일에 대한 책임감과 압력이다. 일하기 싫은 사람이 직장을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좋은 길 나쁜 길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내 자신이다. 우리가 변하지 않고는 좋은 길을 갈수 없다. 새로운 길은  내가 만들어 간다. 내 길이 빛나면 내 인생이 화려하고 내가 사랑하면 내 인생도 행복이 넘치며 좋은 길이 되며 웃음꽃이 필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매일 똑같이 원망하고 시기하고 미워하면 좋은 길은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왔던 길도 갈 길도 웃고 가라 하신다. 우울한 날을 맑은 날로 바꿀 수 있는 건 바로 당신의 미소다.

갑오년에 행복한 길을 갈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출발해야 한다. 달리면 초목이 눈에서 새싹으로, 녹음이 단풍으로 변할 때 우리는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계룡산 중턱에  안개가 가득찬 등산로에서 안개만 보지 말자. 정상에서 본 길이 우리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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