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 최민석 회사원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의 주인공 미자는 늘 시를 적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자신의 내면속 이야기를 짧은 단어들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도종환 시인도 "내 가장 뜨거운 순간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간절한 사랑과 아픈 소망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시란 그런 것이다.

자신의 사랑·슬픔·고독·희망·환희를 적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시이다. 읽는 사람들과 마음을 공유하는 글이기 때문에 시를 적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 이유로 세상에 많은 시들이 존재하지만 자신과 맞는 시를 찾는 것 또한 힘든 법이다. 그런 고민을 안고 30년간 적은 시들 중 도종환 시인이 아끼고 좋아하는 시들을 모아서 만든 책이 이 시화선집이다.

또한 시마다 송필용 화백의 그림이 같이 있어 독자들의 시각적 몰입을 도와준다. 시가 그림이 어울리는 이유를 도작가는 "시는 말없는 그림이요, 그림은 말없는 시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다른 시집보다 이 시화선집에 더 공감이 갔던 것 같다. 특히 공감이 갔던 시는 '혼자 사랑'이라는 시이다. 그 이유는 최근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이다. 평소 숫기가 없는 탓에 고백도 잘 못하는 성격이다.

그런 나의 모습을 잘 나타낸 구절이 '남모르게 당신을 사랑하는게 꽃이 피고 저 홀로 지는 일 같습니다'라는 부분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꽃처럼 피는 것처럼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아무도 모르게 지는 것만큼 슬프고 쓸쓸한 것은 없는 것 같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있으랴'에 실린 전반적인 시들은 짝사랑·그리움·이별·반성 등의 시들이 많다. 지금 누군가를 혼자 사랑하거나 이별한 사람, 그리운 사람이 있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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