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구멍의 아기장수 - 안숙원 著

▲ 김상유/회사원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는 어릴 적 할머니나 아버지가 들려주는 전설이나 민담에 귀 기울이며 자라왔다. 전래동화처럼 전해 내려오는 믿지 못할 흥미진진한 전설 이야기들은 우리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충분했다.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세우는데 큰 기여를 한 여성 소서노, 그녀는 왜 역사속에 은폐됐던 것일까? 고구려의 첫 왕비이자 백제를 세우는데 큰 공로를 했음에는 분명하지만 그녀는 남성우월주의, 가부장 사회, 남성중심의 역사관 속에 묻혀 역사 속에 전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인물이다.

진취적이고 지혜로웠던 소서노에 대한 기록은 우리 역사속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고구려와 백제를 건국하는데 실질적이고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소서노가 이렇게 역사에서 소외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말구멍의 아기장수' 책에서 말하길, 온조는 어머니인 소서노를 죽이게 되고 백제사는 온조 중심으로 전개됐기 때문에 천륜을 저버린 온조의 실덕을 은폐하기 위해 소서노를 역사에서 삭제했다고 말한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고 하였던가? 시대를 내다보는 견문을 지녔던 그녀는 여성이기에 환영받지 못했다. 요즘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남녀차별사상의 잔재가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여자라도 당당히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앞에 나서 진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환영받을 수 있는 사회로 기반이 잡혀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소서노 같은 인물이 현대 사회에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그런 사회 속에서 당당히 자신을 뜻을 내세워 같던 모습이 본받을 만하고 높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늘날 전설의 재해석으로 그녀가 새롭게 평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 남한산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서노의 이야기, 그 열정을 한 번 느끼기 위해 그 곳에 찾아가보고 싶어졌다. 전설을 통해 우리의 잘못된 가치관을 고치고, 미래를 내다보아 참고해 나간다면 좀 더 좋은 사회로 바뀌지 않을 까 생각된다. 전설이 주는 교훈을 잘 받아들이는 것 또한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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