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 최종훈(만화가) 著

▲ 한진웅 / 회사원
우리나라 역사상 남북 분단이라는 가장 쓰라린 역사의 장을 쓰고 있는 현재. 우리는 남북으로 갈라진 국토뿐만 아니라 한 뿌리의 같은 민족과 적이 되어 서로의 머리에 총을 겨냥하고 있다.

달동네 슈퍼 집 바보가 사실은 북한 최정예 스파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엄청난 열풍을 만들어낸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100만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웹툰 계의 대작이다.

지난 2011년에는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에서 만화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최근에는 영화로 개봉돼 695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남한의 달동네에 잠입한 북한 최고의 스파이들을 통해 가족과 평범한 삶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같은 동족끼리 원수가 되어 총과 칼을 겨눠야 하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대한민국.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평범한 나라에, 평범한 집에, 평범한 아이로 태어나서 계속 평범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며 소박한 소망을 희망하는 이들이 있다.

들개로 태어나 괴물로 길러진 최정예 스파이들 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 부대. 20000:1의 경쟁률을 뚫은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 공화국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자 류환 못지않은 실력자 리해랑, 공화국 사상 최연소 남파간첩 리해진. 세 사람은 5446 부대의 전설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조국통일이라는 원대한 사명을 안고 남파된 그들이 맡은 임무는 어처구니없게도 달동네 바보, 가수지망생, 고등학생이다. 전달되는 명령도 없이 시간은 흘러만 가고 남한 최하층 달동네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상에 익숙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에게 전혀 뜻밖의 은밀하고 위대한 임무가 내려진다. 평범한 나라에서 태어나지 못한 탓에 그들의 꿈은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 돼버리는데….

전설이 되어야만 돌아갈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결코 허구의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한다.  상대편을 향한 증오와 경멸, 저주가 섞인 격한 언어들이 맹렬한 불꽃을 일으키며 난무한다.

지금 한반도는 과거와 현재, 남과 북이 서로 뒤엉키면서 어지러운 무늬를 그려내고 있다. 작품속 이 비극은 지금도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재임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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