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 멜빈 버지스 著

▲ 홍수정 미술가
몰락해가는 탄광마을 노동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빌리는 발레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열 두 살짜리 소년이다.

빌리의 꿈은 편견과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과 아버지 그리고 형 토니에 의해서 무참히 짓밟힌다.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광부로 살아온 빌리의 아버지 재키는 아들 또한 그렇게 살아가길 원하며, 빌리가 발레수업을 듣고 춤을 추는 것에 대해 극히 반대를 한다.

빌리의 형 토니 또한 파업에 대해서만 신경을 곤두세우며 빌리에 대해 무관심한 인물이다. 보편적인 상식으로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은 용납되지 못하는 일이다. 권투에 흥미도 재능도 없던 빌리는 윌킨슨 부인의 발레 수업에 참여하게 되고 점점 발레에 빠져 들게 된다.

책은 당시 영국 근대사에 있어서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내상을 입힌 시기로 손꼽히는 대처 정권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의 시대상황과 주변 환경, 빌리의 아버지 재키 엘리어트와 형 토니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파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생생히 묘사되고 있다.

빌리의 인생에 있어서 윌킨슨 선생님은 헬런 켈러의 설리반 선생님처럼 그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준 인물이다. 빌리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하며, 도와주는 윌킨슨 부인은 넓은 포용력을 지녔다.

하지만 윌킨슨 부인과 아버지의 대립적인 생각으로 많은 갈등을 낳게 된다. 빌리는 아버지와 맞서 싸워 자신의 꿈을 확고하게 보여주려 노력하고, 아버지는 그런 빌리를 점차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빌리의 꿈을 위해 지지해주는 부성애를 보여준다.

가족들 중 유일하게 빌리를 응원해주는 사람은 치매환자인 할머니이다. 자신의 아들인 재키한테 까지 무시당하며, 독수공방 외로운 남은 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도 발레를 하고 싶었다며 빌리의 꿈을 북돋아 주는 인물이다.

직설화법 밖에 모르는 빌리가 발레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서툴지만 진실하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얼마나 춤을 사랑하는지 심사위원들과 아버지에게 전해지며, 마음을 흔들어 놓았고, 왕립 발레 학교에 합격하게 된다.

뮤지컬과 영화로도 나온 '빌리 엘리어트'는 현실과 동심의 경계에서 희망이 주는 희열과 삶의 긴장이 부딪칠 때 한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온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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