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거제시의회 의원들의 의정비가 올해보다 225만원 인상된 3984만원으로 결정됐다. 이 안은 별다른 이견이 없는 한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적용하게 된다.

이번 결정은 거제시 의정비심의위원회 2차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으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9명의 심의위원의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그런데 이번 결정은 여론조사 결과와는 조금 상반된다. 여론조사 결과 내년도 의정비 3984만원이 적정하다는 의견은 45.6%, 낮다는 의견은 5.2%, 높다는 의견이 49.2%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명의 심의위원이 6% 인상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고, 4명의 심의위원이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최종 인상이 결정됐다. 높다는 의견이 50%에 육박하는 가운데 결국 적정하다는 45.6%의 의견에 대한 해석이 인상 여부를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적정하다'는 형용사는 '정도가 알맞고 바르다'는 뜻이다. 의정비가 적정하다는 것은 그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올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말대로라면 여론조사에 참여한 94.8%가 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 된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심의에 참여한 심의위원들 모두가 이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오직 의정비만으로 생활하는 전업(專業) 의원들을 생각할 때 인상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거제의 물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너무 높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 대다수가 인상을 반대했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현 6대 시의회는 시민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시정을 감시하거나 조례 개정과 관련한 문제 등에서 시민들이 깊은 내막을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시민들의 생각은 시의원들이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있다. 오히려 공부하지 않는 무능한 시의원들에 대한 시민들 비판의 목소리가 더 높다. 각자 상임위원회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시의원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6대 시의회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충분히 감안했더라면 이번 의정비 6% 인상안은 시민들로부터 충분히 비판 받을 만한 결정이었다. 심의위원들의 고뇌를 모를 바 아니지만 조금 더 신중하게 결정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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