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 이경혜 著

▲ 허단비/두피관리사
내 나이 벌써 이십대 중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어느 무료한 날 책장을 바라보다 시선을 뺏기고만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 재준이의 일기장을 다룬 내용으로 2달 전 오토바이 사고로 즉사한 재준이의 어머니가 재준이의 일기장을 차마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아 재준이의 절친한 친구 유미에게 대신 읽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일기장의 첫마디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였다. 그 부분에서 '재준이가 죽음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일까?'란 생각이 들어 섬뜩했다. 읽다보니 평소 재준이는 밝고 순수한 아이로 나오지만 일기장에서 나오는 내면 속 재준이는 심한 천식을 앓고 계시는 엄마, 무심하며 자기를 이해해 주지 못하고 화만 내시는 아빠. 가정불화 속 부모님과의 충돌로 현실도피를 하고 싶어 해 시체놀이를 즐겨하는 데 시체놀이 후 느꼈던 걸 표현한 것이었다.

또 재준이는 시체놀이 후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으로써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달라 보일까 하는 생각으로 동생과의 싸움, 아픈 엄마, 아빠와의 충돌 모든 부분에서 새롭게 보려고 한다. 재준이를 통해 작가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상처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재준이의 절친한 친구 유미 또한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이혼, 엄마의 재혼, 무심한 아빠 속 힘들어 하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반항심 가득한 아이로 변해버리는 모습이 나온다. 그 중에도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아직 어린 나이인 재준이가 가졌던 죽음의 의미에 대한 의문이다. 그 의문은 사람들이 평생 살면서 가져야 할 숙제가 아닐까. 아무리 오래 살아도 정확한 답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재준이를 보며 느꼈던 건 '정말 죽음이란 어떻게 보면 한순간인 것이 허무하다'라는 것과 떠나간 사람에 대한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그리고 추억들이다.

이십대 중반에 다다라서 책장 속에 있던 이 책을 읽게 됐지만 이 책은 더 나이 들어서 봐도 좋을 책이고 앞으로 죽음의 의미에 대한 더 좋은 뜻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제대로 한 번 살아봐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나도 겪어 봤던 나이 인걸로 지금 중고등학생들의 고민, 걱정을 다 이해할 순 없겠지만 사춘기학생을 둔 학생들의 부모님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고민, 걱정으로 스트레스 받는 학생들을 이해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