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스캔들 - 필리파 그레고리 著

당시 영국의 상황은 헨리8세가 왕으로 형이 죽자 형의 부인인 아라곤 캐서린을 아내로 맞아 결혼 생활중이었지만 아들이 없어 캐서린과 이혼을 하고 궁녀였던 앤 불린과 결혼을 하려고 하면서 종교개혁을 일으킨 시기였다. 천일의 스캔들이란 책은 앤 불린이 헨리8세를 유혹해 권력을 쟁취하려는 모습과 헨리8세와 그 아내들이 왕위를 잇기 위해서 아들에 대한 집착을 보이면서 일어난 이야기가 주된 내용으로 진행 된다.

책에서 표현된 헨리8세는 종교개혁도 왕권강화 라든지 특별한 이유가 아닌 아라곤 캐서린과의 이혼을 위해서 종교개혁을 한 것으로 나왔고 그것도 모자라서 또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는 바람둥이로 표현된다.

나는 아라곤 캐서린과 앤 불린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떠올랐다. 책에서 아라곤 캐서린은 아들을 낳지 못해 왕에게 외면당하고 이혼을 겪게 되지만 끝까지 왕에게 순종적이고 자신이 왕비라는 것을 강조한 정숙하고 고전적인 여성이었던 것에 비해 앤 불린은 왕을 유혹하기 위해 동생을 위협하고 풍부한 지식을 뽐내기도 하고 요부와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왕의 사랑을 쟁취하려고 했던 당차고 현대적인 여성으로 그려졌다. 우리나라의 인현왕후와 장희빈도 위의 두 여성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인현왕후는 순종적인 여성 이였지만 장희빈은 숙종의 사랑을 쟁취하여서 궁녀에서부터 국모의 자리까지 오른 여성이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장희빈은 권력욕에 눈이 멀어 결국 사약을 받아 죽게 되고 앤 불린은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죄로 이혼을 당하게 되지만 이것을 거부해 불륜 죄를 쓰게 되고 처형을 당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보면서 과거에는 대를 잇기 위해 아들을 중요시한 남아선호사상이 한국이나 외국이나 할 것 없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저때 당시에는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똑똑하고 당찬 모습을 보이게 되면 요부나 악녀로 그려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물론 영화에서 앤 불린은 왕을 차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여동생도 위협하고 남동생과는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안좋은 모습만 보여졌지만 똑똑하고 활발하고 당찬 모습은 현대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시대를 앞서나간 진취적인 여성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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