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포 여객선터미널 뒤「관광버스용품점」

제주도 성산일출봉, 지리산 천왕봉, 대관령 양떼목장, 경주 불국사, 남해 다랭이 마을, 우포늪 등 우리나라에는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즐비하다. 그중 KBS 2TV '1박2일'에 방영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거제의 동백섬 지심도가 뒤늦게 대열에 합류했다. 

지심도로 가는 선착장은 아침댓바람부터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성황을 이룬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의 얼굴은 들뜬 마음에 저마다 화사하다. 관광객들을 지심도로 떠나보내면 선착장에 남은 관광버스 기사는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긴다.

'해물을 먹을까? 멍게비빔밥을 먹을까?', '거제도의 특색 있는 식당은 어딘가?' 등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여행을 선사하기 위해 머릿속이 분주하게 돌아간다.

여행객들의 발이 돼 전국 곳곳으로 안내해주는 그들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꼭 들려야하는 1순위 가게가 있었으니 바로 '관광버스용품점(대표 김종식)'이다.

15년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관광버스용품점'은 각종 부대용품, 비품, 사물함, 음반, 막대마이크, 조명, 발판매트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구매할 수 있는 선글라스, 모자, 손수건, 관광스카프, 기념타올, 우산, 비옷, 필름 등 3000여 가지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관광버스용품점을 관광버스 용품들만 판매하는 곳이라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 참새가 방앗간을 두고 그냥 지나갈 수 없듯 버스기사들 또한 관광버스용품점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버스기사가 장승포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하면 바로 거제의 관광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거제의 먹거리, 펜션이나 일반 여관과 같은 숙박시설·맛집·아름다운 거제의 관광지·길 안내 등 무수한 정보들이 넘실거리는 관광계의 복덕방이다.

거제를 오기 전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거제는 전라도와 다르게 반찬가지 수도 적고 비싸니 한 끼 먹는다'라고 생각하거나 "구경을 하고 다른 지역에 가서 밥을 먹겠다"라고 말한다.

관광객들의 수준이 높아지는데 비해 잘 갖춰지지 않은 편의시설이나 비싼 숙박시설들로 장승포에서 하루를 묵지 않으려는 관광객들이 많다. 그런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가 바로 김 대표다.

김 대표는 10년째 관광 가이드 업계에 종사하며 쌓아온 인연으로 관광버스용품점을 시작하게 됐다. 가이드 경험으로 백령도, 울릉도, 제주도 등 많은 섬들로 떠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곳에서 50~200대 가량의 관광버스에 올라타 거제를 홍보했다. 관광버스용품점은 외도·지심도 유람선이 있는 '서울의 명동' 장승포가 최적지였다.

특히 그가 다른 가게들을 더불어 홍보하고 있는 이유는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심사숙고했던 마전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주공아파트 회장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각종 행사나 관광지의 불편사항, 복잡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김 대표에게 물어오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고 하니, 그가 리더로서 얼마나 거제를 아끼는 듬직한 사람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관광계의 구조요원이기도 한 김 대표에게는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관광버스를 미처 타지 못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관광객이 있었다.

김 대표는 114에 전화해 관광버스회사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가까스로 버스기사에게 연락이 닿아 관광객을 거제대교까지 실어다주기도 했다.

또 "갑자기 아픈 응급환자가 생기면 병원까지 바래다드린 일도 종종 있다"며 그 당시의 위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타이어가 펑크 나고, 부서진 사이드 미러로 교통사고 위험에 놓인 관광버스를 발견하고 버스기사와 같이 부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그때 정말 감사했다"며 "다시 거제를 찾아오겠다"고 전화가 올 때 가장 뿌듯하다는 김 대표. 가이드계의 정보통 김 대표에게 관광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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