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세상을 비추는 봉사단…지역 법인단체 중심으로 벽화봉사

머문 곳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이 머문 자리를 아름답게 만들어 다른 이들에게까지 기쁨을 주는 월아트봉사단(단장 윤용호). 2010년 발족해 벽화그리기 봉사를 중점적으로 하고있으며 삼성중공업 사원들로 이뤄져 50여 명이 활동 중이다.

그들의 주 타겟은 학교나 장애인시설과 같은 법인단체. 매년 무더운 한여름과 매서운 추위의 한겨울을 제외하곤 3·5·6·9·10·11월 연 5~6회 가량 토요일을 이용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곳을 방문해 벽화봉사를 한다.

거대한 프로젝트는 한 번 시작하면 주말 이틀 모두를 할애해야 되는 날이 있을 정도로 육체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동아리의 특성상 가족 혹은 연인과 나들이하기 좋은 화창한 날은 봉사활동의 최적의 조건이라 휴일인 주말 이틀을 봉사로 반납하고 나면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생겼다.

이를 보완하고자 그들이 추진한 건 '가족들과 함께하는 벽화봉사'였다. 봉사도 하고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뿐만아니라, 자녀들은 봉사활동도 경험하고 봉사시간도 얻을 수 있고, 다른 가족들과도 유대감을 조성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그들은 활동영역을 거제시로 한정하지 않고, 산청군이나 고성군의 사연을 받아 봉사활동을 한다. 올해도 경남 고성 철성중학교를 방문해 벽화그리기를 함께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은 발족 첫 해부터 시작됐다. 첫 해에는 거제신현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벽화 그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며 이듬해는 거제외간초등학교 아이들과 벽 그림그리기 활동도 했다.

학교 방문활동 외에 정기적인 활동은 올해 3월 거제면에 있는 해오름을 방문, 삼성중공업 후문 인도화 추진으로 벽화를 그려 사원들의 행복한 퇴근길에 보탬을 더했다.

구조라 벽화마을도 그들이 땀 흘려 만든 결과물. 구조라 주민들과의 의견대립으로 난관에 봉착한 씁쓸한 기억도 있지만 그 부분을 개선해 좋은 결과로 보답했다.

회원들 50명 대부분은 미술에 관심을 두고 그림실력과 함께 열정도 가지고 있다. 윤용호 단장의 말에 따르면 회원들의 실력은 대부분 수준급. 정말 그들의 목표처럼 무의미의 벽이 뛰어난 '작품'으로 변신한다. 회원들과의 벽을 허무는 것이 목적으로 해 단합 또한 단연 최고다.

수시로 단합회를 열어 친밀감을 쌓고,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점심시간을 이용해 모여 회포도 풀며 단순히 '단체의 동료'를 넘어 끈끈한 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입소문이 나면서 회원 외 다른 사원들도 단체가입을 요청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회원 수 50명에 제한을 두고 있다. 연말에는 회칙을 변경해 더 많은 사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보이는 것'을 우선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벽화그리기 동아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빛이 되고 있다. 삼성월아트봉사단을 주축으로 벽화그리기를 봉사목표로하는 봉사동아리들이 속속히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우리 재능이 행복이 되길 바래요"
그림은 예술이지 마술이 아니다. 하지만 진심과 정성을 담아 그린 그림은 예술을 넘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마법이 된다.

소소한 재능기부로 무의미한 벽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삼성월아트봉사단의 리더 윤용호 단장을 만났다. 평범한 사원이었던 그가 벽화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10년.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협력사 친구를 만나 "좀 더 의미있는 기부는 무엇일까"라며 고민하던 중 문득 떠오른 것이 '벽화 그리기'였다고 한다. 이후 미술에 열정을 가진 사원들을 모집해 봉사단을 설립하고, 학교나 지역의 법인단체를 중심으로 벽화봉사를 매년 5~6회 꾸준히 실시해왔다.

벽화봉사가 다른 봉사와 차별화된 특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벽화 봉사는 어느 특정인에게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에게 '제가 머문 곳'을 지날 때마다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봉사단 단장이기 이전에 그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주말이면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지만 봉사를 하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은 당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윤 단장은 '가족과 함께하는 월아트봉사단'을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뜻 깊은 추억도 만들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덕분에 자녀들도 벽화그리기에 흥미를 가지며 더불어 봉사하는 방법도 배우게 됐다고. 단순히 벽화 그리기로 시작한 활동이지만 이제는 한번 일을 끝내고 나면 뿌듯함이 절로 든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이 해맑은 미소로 감사편지를 전해줄 때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다시금 느낀다"고. 벌써부터 9월에 있을 벽화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가 사람들에게 전해줄 작은 행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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