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크루즈관광 봉사로 시작…틀니보수·수중봉사 등 전문적 봉사

봉사도 다 같은 봉사가 아니다. 봉사자인 내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항상 고민하고, 진심을 다해 다가갔을 때 의미가 더 깊어진다.

이처럼 삼성중공업 소속 동아리 삼성크루즈봉사단(단장 이인태)은 자신들 선에서 한정해 짜여진 봉사가 아니라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봉사를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전문 단체와 손을 잡고 현실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봉사자도 의미가 있고 받는 이들도 기분이 좋아지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2009년 미남크루즈와 협약을 맺고 어르신 승선관광을 실시한 것을 발판삼아 구체적인 봉사단이 꾸려졌다.

초심에서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미남크루즈의 '크루즈'를 넣어 삼성크루즈봉사단(이하 크루즈봉사단)이라 명명하고 더 앞으로 나아가자는 목적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나갔다. 현재 정회원 20명으로 한 번 봉사할 때 10명이 뜻을 합쳐 대부분 지역 내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말벗이 돼 드리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치매 환자들의 비누 만들기를 주최하고 종종 출장뷔페를 통해 음식을 대접한다.

또 크루즈봉사단의 능력만으로는 제한되는 불량 틀니 수리·보수와 치아치료, 도배, 불가사리 채취는 삼성치과와 삼성도배봉사단, SEA 스킨스쿠버다이빙클럽에게 도움을 요청해 함께 해결하고 있다.

크루즈봉사단과 자매결연을 맺은 단체는 뉴거제크루즈관광(주)·SEA스킨스쿠버다이빙클럽·삼성마라톤동호회·(사)한국수산경영인거제시연합회·삼성치과·삼성나무사랑봉사단 등.

올해만 해도 가조도 신전마을, 동부 가배마을, 거제면 내간마을에서 실버봉사를 통해 합동봉사가 실시됐으며 그 밖에 창호초등학교 장애아동 놀이봉사 등 다수의 봉사활동이 틈틈이 이뤄졌다. 

매월 2째 주 혹은 4째 주 수요일에 월차를 내고 봉사를 나가는 그들은 사연을 접수 받아 회의를 통해 장소를 선정한다. 고된 날의 피로를 떨쳐내야 할 월차를 '휴식' 보다 '나눔'으로 보내는 그들이지만 오히려 "무작정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보다 뿌듯한 일"이라며 자부한다.

그러나 알아주는 이 하나 없이도 꾸준한 활동을 펼쳤지만 아직 삼성크루즈봉사단의 존재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지역 내 봉사활동으로 한정된 상태.

타 지역에서도 도움 요청이 있으면 갈 준비는 돼 있지만 사연이 오지 않는 곳을 무작정 방문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는 경우가 있어 선뜻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이인태 단장의 연고가 닿는 가조도와 사등면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펼쳐 종종 오해를 사기도 했다고. 그나마 지금은 3년 정도 가조, 사등 중심으로 봉사를 하다보니 입소문이 나 일운·동부·거제면 등지로도 종종 크루즈봉사단이 방문해 소소하지만 알찬 봉사를 펼치고 있다.

"봉사,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죠"
수요일. 오랜만의 월차에 들뜬 사람들 틈에 편안마음으로 봉사 준비하는 그가 있다. 삼성크루즈봉사단의 이인태 단장이다.

"누구에게나 사심없이 다가서고 끊이지 않는 웃음, 진심이 담긴 감사함을 항상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회원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고향이 거제 가조도인 그는 20여 년간 삼성중공업에 일하면서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처음엔 봉사란 그에게 무의미했다.

그러던 중 삼성가조도향우회장을 역임하고, 고향 위한 일을 도맡아 하면서 '지역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것이 사원들의 성금을 모아 어르신들에게 크루즈관광을 해드리는 것.

이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단체를 만들어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삼성크루즈봉사단'이다.

매월 2째 주 혹은 4째 주 수요일에 실버봉사를 나가는 것 외에도 단체활동을 떠나 '청소년선도119' 활동으로 퇴근시간 이후를 보낸다. 청소년 봉사동아리 '은가비'의 활동도 지원하며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둔 이 단장은 자녀들에게도 항상 봉사의 의미를 가르치며 '은가비'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과도한 업무 뒤 꿀 같은 휴식을 봉사활동으로 보내면 지칠 때도 있지만 "회사에서 있었던 스트레스를 봉사활동으로 날려버릴 수 있으니 제가 더 얻는 게 많아요"라며 선한 웃음으로 화답한다.

끝으로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불러만 준다면 가고 싶다"며 "좀 더 삼성크루즈봉사단에 관심을 가져 많은 곳에서 우리 봉사단을 찾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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